자신을 스토킹과 교제 폭력 등으로 신고했던 전 연인을 길거리에서 흉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중형이 불가피한 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특수주거침입,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특수체포, 특수감금미수 등 5개 혐의로 6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 시너·흉기 사전 은닉… ‘일반 살인’서 ‘보복살인’ 혐의 확대
당초 경찰은 A씨에게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나, 압수 증거물과 피의자 진술 등을 대조한 끝에 계획성이 짙은 보복살인으로 혐의를 대폭 변경·추가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전 피해자 B씨 주거지 1층 계단 옆에 시너와 흉기를 미리 숨겨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를 추가했다.
또한 범행 당시 피해자를 길거리에 주차해 둔 렌터카로 강제로 끌고 가려 한 행위에는 특수체포와 특수감금미수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당시 확보한 증거물과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나온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5가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농약 음독 후 입원… 퇴원 직후 체포영장 집행
A씨는 지난 12일 오전 1시 38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 인근 길거리에서 4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직후 도주하는 과정에서 농약을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 검거 당시 건강 이상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13일 정식 입원했다.
경찰은 피의자의 위중한 건강 상태를 고려해 일시 석방 조치했으나, 건강이 호전돼 퇴원한 전날 오후 1시 40분쯤 병원 현장에서 체포영장을 곧바로 집행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집중 조사를 벌였다.
◆ 4차례 신고에도 막지 못한 참변… 피해자 보호 제도 한계 지적
숨진 B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약 8개월 동안 A씨를 스토킹과 성폭력, 교제 폭력 혐의 등으로 총 4차례에 걸쳐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당시 사건들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거나 정식 사건 접수를 꺼렸다는 등의 이유로 단순 경고 처분되거나 종결 처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