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를 건네받고 관련 은어를 온라인에 게시했더라도 직접 투약하지 않았다면 약물중독 재활교육 이수 명령 대상인 마약류사범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5명이 일본 전범 기업 미쓰비시 마테리아루(옛 미쓰비시광업)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도 법원이 피해자들 손을 들어줬다.
입법 청탁 대가로 수천만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 무죄를 뒤집고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윤관석 전 의원이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약물재활교육 명령은 ‘마약류사범’에만 가능”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마약류관리법상 향정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하고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명령 부분만 파기자판했다. A씨는 2025년 4월 인천 한 호텔에서 필로폰 약 0.14g을 무상으로 수수하고, 같은 해 2월에는 채팅 앱 게시판에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 ‘술 한잔’이라는 글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고인에게 언제라도 필로폰을 투약할 위험성이 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으며 2심 역시 이를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사범에 대해 교육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규정했다”면서 “마약류사범이란 마약류를 투약, 흡연 또는 섭취한 사람을 가리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마약류를 수수하고 마약류 관련 정보를 게시했다는 것뿐”이라며 원심 판단이 마약류사범의 의미를 오해했다고 설명했다.
◆‘강제동원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 주장 배척
서울중앙지법 민사10-1부(재판장 김혜진)는 이날 피해자 허모씨 등 5명이 미쓰비시 마테리아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미쓰비시 마테리아루가 허씨에게 2700만여원, 나머지 피해자 4명에게 각 1800만여원을 지급하라고 명했다.
재판부는 앞선 대법원의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과 2023년 소부 판결 취지를 따랐다. 2018년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주장을 배척했다.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한 2018년 판결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취지에 따라, 소멸시효가 지나 배상 책임이 없다는 일본 기업 측 항변은 이번 소송에서도 통하지 않게 됐다.
◆‘입법 로비’ 윤관석, 2심 집유에 불복상고
뇌물수수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은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전 의원이 이날 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박정제)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윤씨는 욕실 자재 제조업체 대표 송모씨로부터 절수설비 관련 법령 개정 청탁을 받고 골프장 접대 등 총 227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우호적 친분관계를 넘어서 직무 대가나 청탁의 대가로 제공된 뇌물이라 인식했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개인적 친분관계에 있더라도 일정한 사업상 현안의 직무 관련성이 명확하게 특정된 시점에는 금품 향응이 뇌물이 될 수 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