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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주 스토킹 살인범, 피해자 주거지 방화 시도 혐의 추가… 경찰, 신상공개 검토

40대 여성 살해 60대 시너 소지… 방화예비 혐의 적용 등 구속 영장
제주경찰청 “범죄 수단 잔인”
15층 오피스텔 1층서 시너·흉기 미리 준비

제주에서 스토킹과 교제 폭력 등으로 신고했던 40대 여성을 보복 살해한 60대 남성에게 피해자 주거지 방화 시도 혐의가 추가됐다. 제주경찰청은 금주 중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신상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강모(62)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특수주거침입,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특수체포, 특수감금미수 등 5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제주에서 12일 새벽 40대 여성이 스토킹·교제폭력 신고 대상인 강모씨에 의해 차량으로 강제로 끌려가고 있다. 사진은 주변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연합뉴스TV 제공
제주에서 12일 새벽 40대 여성이 스토킹·교제폭력 신고 대상인 강모씨에 의해 차량으로 강제로 끌려가고 있다. 사진은 주변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연합뉴스TV 제공

경찰은 전날 오후 1시40분쯤 건강 상태가 호전돼 병원에서 퇴원한 강씨에게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두 차례에 걸쳐 범행 동기 등을 추가 조사했다. 당초 강씨에게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나, 범행 전후 상황과 확보한 증거물, 피의자 진술 등을 종합해 혐의를 변경·추가했다.

 

특히 강씨가 범행 전 피해자 주거지(지상 15층 오피스텔) 1층 계단 옆에 시너(신나)와 흉기를 미리 가져다 놓은 정황을 확인해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를 적용했다. 또 범행 당시 피해자를 강제로 길거리에 주차된 자신의 렌터카로 끌고 간 행위에 대해서는 특수체포 및 특수감금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당시 확보한 증거물과 피의자 조사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5가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강 씨는 지난 12일 오전 1시38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 앞 길거리에서 헤어진 연인 관계인 40대 중반 여성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후 도주 과정에서 자신의 차량에 있던 500㎖들이 저독성 농약 중 220㎖를 마신 것으로 알려진 강씨는 검거 이후 건강 이상을 호소해 병원에 입원했으나, 전날 퇴원과 동시에 체포영장이 집행됐다.

 

피해자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강씨를 스토킹, 성폭력, 교제 폭력 등으로 총 4차례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당시 사건들은 A씨가 정식 사건 접수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모두 경고 처분에 그치거나 종결 처리됐다. 

 

경찰은 강씨가 피해자 주거지 주변에서 손목에 차고 있던 스마트워치를 뜯어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뜯겨진 스마트워치는 A씨가 숨진 뒤 주거지 건물 1층에서 발견됐다.

 

강씨는 피해자 주거지 주변에서 귀가하는 A씨를 기다린 뒤 길거리로 끌고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를 차량 조수석에 태워 흉기로 수 차례 찌른 뒤 길거리에 놔둔 채 그대로 차를 타고 달아났다. 피해자는 끌려가면서 수차례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당시 A씨가 갑작스러운 습격을 당하면서 착용 중인 스마트워치로 신고조차 하지 못한 채 숨진 것으로 추정했지만, 피살 당시 뜯겨진 상태였다.

 

112에 신고한 목격자들은 한 남성이 여성을 오피스텔 건물에서 인도로 100여m 끌고 가면서 폭행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경찰청은 피해의 중대성과 범행 수단의 잔인성이 인정되고 범행을 입증할 증거도 충분하다고 판단해 금주 중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되면 30일간 제주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서 피의자의 죄가 충분히 입증될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재범 방지,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