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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중·러 회담 가능성… 제2 얄타회담 되나

11월 APEC에서 성사 여부 주목
러 ‘종전 논의’ 제안에 트럼프 호응
中은 신중… 단순 회동에 그칠 수도

美 특사, 푸틴에 종전안 문서 전달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의 관심이 미국·중국·러시아 3자 회담 성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성사되면 강대국끼리 전후 세계질서를 논하는 ‘21세기판 얄타회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중국의 신중한 태도로 ‘차 한잔’ 회동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사진=로이터·신화·AFP연합뉴스
사진=로이터·신화·AFP연합뉴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러 정상이 몇 주 안에 실제로 만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며 의제를 합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보도했다.

 

3자 회담의 운을 먼저 띄운 쪽은 러시아였다. 크레믈궁의 유리 우샤코프 외교정책보좌관은 지난달 1일 국영TV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 에이펙 정상회의에서 3자 회담을 열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우 전쟁을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끝내는 방안을 논의하자며 에이펙 기간 3자 정상회담을 직접 제안했다.

 

미국도 호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3자 회담에 동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러시아가 에이펙 기간 미·중·러 회담 구상을 중국에 전달했고, 중국 측이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자들은 3자 회담 구상을 사석에서는 환영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지는 않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과 20일 브리핑에서 연이어 관련 질문을 받고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러시아가 원하는 러·우 전쟁 종식, 미국이 원하는 핵 군축은 중국 입장에서 모두 부담스러운 의제다. 왕원 중국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 원장은 “중국은 세계 경제 회복, 식량·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등 ‘건설적인’ 의제를 논의하고 싶어 한다”면서 “미·러 중심의 핵군축 논의에 끌려가는 것은 거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회담이 열릴 경우 21세기 얄타회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트럼프 행정부의 ‘친러 노선’이 노골화한 배경을 분석하면서,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강대국 중심의 전후 세계질서를 구축한 1945년 얄타회담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신 러시아와 손잡으려는 듯한 행보가 그의 세계질서 재편 구상과 맞닿아 있으며, 다음달 미·중·러 3자 회담이 열릴 경우 그 상징적인 무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러·우 전쟁 종식을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는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종전안이 담긴 문서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