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한 달 넘게 머물던 흑상어 ‘부캉이’가 21일 세 번째 유도작업 끝에 수로를 벗어났지만, 밤늦게 다시 출구 쪽으로 돌아와 그물 앞을 맴돈 것으로 나타났다. 먼바다로 돌아가려면 항만 안쪽 바다를 더 지나야 해 당국이 이동 경로를 지켜보고 있다.
22일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부캉이는 전날 3차 외해 유도작업 끝에 오후 6시쯤 수로 밖 부산항 제1부두 앞 해상에서 목격됐다. 지난달 18일 처음 발견된 지 33일 만이다.
하지만 부캉이는 먼바다 쪽으로 곧장 나가지 않고 수로 출구 주변에 머물렀다. 밤 11시5분쯤에는 마리나 브릿지 인근 수로 출구에 설치한 폰툰을 지나 안쪽 차단 그물과의 사이 약 25m 구간을 오갔고, 11시20분쯤에도 그물을 따라 헤엄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만 수로 안쪽에 추가로 친 차단 그물에 막혀 이 시각까지 수로 안으로 되돌아가지는 못했다.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부캉이의 이동 경로를 살펴 외해로 나갔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물 밖은 수로 안쪽보다 수심이 깊고 바다로 가는 데 장애물이 없다”며 “부캉이가 바다로 가는지 관찰하고 만일 돌아온다면 전문가와 함께 추가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 그물 못 넘게 폰툰에 고정…방향도 바꿨다
이번 작업은 지난 20일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결정됐다. 먹이활동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16일 기준 22∼23도인 수로 수온이 18도 이하로 내려가면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전문기관 판단에 따른 것이다. 22일부터 기온이 크게 떨어진다는 예보와 크루즈선 운항 일정도 고려해 작업일을 21일로 잡았다.
작업은 해수부 해양생태과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총괄 지휘하고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부산항만공사, 부산시설공단 등이 함께했다. 관계기관은 전날 오후 수중음파탐지기와 수중드론으로 수로 바닥 지형과 장애물을 미리 조사했다.
유도작업은 21일 오전 9시30분쯤 시작됐다. 수면에 길이 50m가량의 수상 작업용 부유시설 ‘폰툰’을 띄우고 그 아래 높이 6∼7m의 그물을 매달아 수로를 가로막은 뒤, 수로 양쪽 산책로의 작업자들이 이를 출구 쪽으로 조금씩 끌어당기는 방식이었다.
폰툰 위에는 인력을 배치해 부캉이가 그물을 넘지 못하게 막았고, 잠수사들은 물속에서 그물이 바닥 장애물에 걸리지 않는지 살폈다. 드론으로 부캉이의 위치를 확인했고 행정선 2척도 동원됐다.
앞선 두 차례 실패를 보완한 방식이다. 지난 2일 2차 작업 때 부캉이는 이튿날 만조로 수위가 높아진 틈에 그물 위를 넘어 수로 안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그물을 폰툰에 고정했다. 유도 방향도 바꿔 바닥 지형 탓에 그물 작업이 어려운 제6보도교 쪽 출구 대신 반대편 마리나 브릿지 쪽으로 몰았다.
부캉이는 그물 주변을 맴돌며 방향을 바꾸기를 되풀이했다. 당국은 오후 3시쯤 폰툰과 그물을 추가로 투입한 끝에 오후 5시40분쯤 부캉이를 마리나 브릿지 쪽 출구 부근까지 몰아냈고, 출구 앞에 재진입을 막는 그물을 쳤다. 그물 앞을 한동안 오가던 부캉이는 오후 6시쯤 수로 밖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 부산항대교 지나 방파제 밖까지…“하루 이틀 길면 일주일”
수로를 벗어났다고 여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제1부두 앞은 외해가 아니라 항만 안쪽 바다다. 먼바다로 돌아가려면 부산항대교를 지나 한국해양대 인근 방파제 바깥까지 더 이동해야 한다.
당국은 수로 재진입을 막는 그물을 3중으로 쳐 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부캉이가 출구 주변에 계속 머물며 움직임이 눈에 띄면 수온과 유영 속도 등 주변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부캉이가 한동안 출구 주변에 머물 수 있다고 본다. 최윤 군산대 명예교수는 “수로보다는 나은 환경에서 조금씩 회복을 해가면서 이렇게 나가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하루 이틀 길면 일주일 이상까지도 그 주변에 이렇게 머물다가 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이동만큼 중요한 건강…“나가는 게 맞지 않나”
이동 여부만큼 중요한 것은 건강 상태다. 부캉이는 한 달 넘게 수로에 머무는 동안 주둥이와 지느러미에 상처를 입었고 먹이활동도 확인되지 않았다. 작업에 참여한 기관들은 부캉이의 이동 경로와 건강 상태를 계속 관찰할 방침이다.
21일 수로 옆 산책로에는 관람객 수천 명이 몰려 부캉이의 움직임을 따라 걸으며 바다 복귀를 응원했다.
한편 부캉이를 보러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누적 방문객은 지난 18일 부산시설공단 집계로 160만명에 달했고, 주변 카페와 편의점도 특수를 누렸다. 다만 관람 조명에 놀라 수로 벽에 부딪히는 모습도 확인되면서,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관람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