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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실가스 감축 갈 길 멀다… 유엔 "현 정책으론 2035년 목표 84% 초과"

UNEP “현 추세면 금세기 말 기온 2.8도↑”
韓, 현행 정책 유지 땐 2035년 목표比 84% 초과
중동戰 대응 석탄발전 폐지 연기도 지적

우리나라가 현행 기후정책을 유지할 경우 2035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부가 제시한 감축 목표보다 84% 많을 것이라는 유엔의 분석이 나왔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위기에 대응해 우리나라가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지를 늦춘 조치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 배출량 격차 보고서(Emissions Gap Report 2026)’에 따르면 한국이 현행 기후정책을 유지할 경우 2035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따른 배출량보다 약 2억7000만t(84%)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UNEP가 비교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5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5층 프레스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5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5층 프레스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에 이어 호주(73%), 브라질(65%), 멕시코(61%), 영국(52%) 등의 순으로 목표 대비 초과 배출 비율이 높았다. 일본은 22%, 유럽연합(EU)은 15%로 분석됐다. UNEP는 “상당수 G20 회원국은 새롭게 설정한 2035년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행 기후정책을 대폭 강화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올해 9월1일 기준으로 124개 당사국이 2035년 감축목표를 담은 새로운 NDC를 제출한 상태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12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겠다는 새로운 감축 목표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한 바 있다.

 

다만 목표 대비 초과 배출 비율이 높다고 해서 국가의 기후정책이 다른 나라보다 뒤처졌다고 평가할 순 없다.

 

감축목표를 높게 설정할수록 현행 정책에 따른 예상 배출량과 목표 사이의 격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일례로 우리나라와 상반되게 러시아와 튀르키예는 현행 정책만 유지라더라도 2035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축목표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UNEP는 이들 국가가 추가적인 감축 조치 없이도 목표를 달성한다는 점에서 “새롭게 설정한 2035년 NDC가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UNEP는 올해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 한국이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지 시기를 늦춘 점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각국의 에너지 위기 대응 정책을 단기·장기적 관점에서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조치로 구분했다. 한국의 경우 ‘석탄의 단계적 퇴출 일정 연기’가 에너지 전환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최근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점에 대해선 에너지 전환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는 조치로 분류했다.

거창 감악산 육상풍력 발전단지. 경남도 제공
거창 감악산 육상풍력 발전단지. 경남도 제공

UNEP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재차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각국이 현재의 기후정책을 유지할 경우 금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보다 2.8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세기 말까지 다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 대비 2030년까지 18%, 2035년까지 45%, 2040년까지 69% 줄여야 한다. 하지만 각국이 새롭게 제출한 NDC를 모두 이행하더라도 온실가스 감축률은 2030년 5~8%, 2035년 11~1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1.5도를 0.1도라도 더 초과할 때마다, 그리고 1.5℃를 초과한 상태가 1년이라도 더 지속될 때마다 대홍수, 산불 등 기후재난의 위험은 더욱 커진다”며 “우리는 기온 상승폭이 정점에 도달하는 수준을 최소화하고, 금세기 말까지 다시 1.5도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