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과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화당 지지층조차 4명 중 1명꼴로 탄핵 사유를 인정했지만, 실제로 탄핵이 추진되더라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응답이 많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성인 201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설문을 시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4%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33%, ‘모르겠다’는 13%로 집계됐다.
찬반 양상은 지지 정당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내달 3일 진행될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한다는 유권자의 81%는 탄핵 사유가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 후보를 뽑겠다는 유권자 중에서도 25%가 이에 동의했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찍었던 응답자 중 28% 역시 탄핵 사유가 있다고 인정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로 ‘탄핵해서는 안 된다’(32%)보다 18%포인트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은 80%가 탄핵에 찬성했으나 공화당 지지층은 19%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복수응답)로는 ‘대통령직을 이용해 자신과 가족의 재정적 이익을 챙겼다’가 41%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의 헌법상 권리 침해(38%), 사면권 남용(37%), 자신이나 측근에 대한 수사 개입(37%), 이민 단속 과정의 위법 행위(36%)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탄핵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기대가 크지 않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민주당의 탄핵 시도가 영향을 주었다고 답한 비율은 24%에 그쳤으나 아무 영향이 없었다고 답한 비율은 56%로 나타났다.
향후 트럼프에 대해 새로운 탄핵이 추진되더라도 트럼프의 인기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의견은 18%에 불과했다. 반면 오히려 인기를 높일 것이라는 답변은 24%,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34%였다.
폴리티코는 이번 조사 결과가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탄핵을 언급할 만큼 부적절하다고 보면서도 민주당이 실제 탄핵을 추진하더라도 별다른 효과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 두 차례 탄핵을 의결한 바 있다. 2019년에는 권력 남용 및 의회 방해, 2021년에는 내란 선동 혐의로 탄핵안이 가결됐으나 상원에서 열린 탄핵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12표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며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