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한 달 넘게 머물다가 당국의 3차 유도작업으로 수로 밖까지 나갔던 상어 ‘부캉이’가 재진입 차단막 안으로 들어왔다. 당국은 수온이 더 내려가기 전 부캉이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는 계획이다. 늦어도 이달 안에 부캉이가 바다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떠나기 전 상어 ‘부캉이’를 보러 친수공원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아직 부캉이를 못 봤다면 서두르는 편이 좋은데 수로 난간에서 곧장 발길을 돌리기엔 이르다.
22일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공원에서 1㎞ 남짓 걸으면 120여 년 전 세워져 명태를 쌓아 두던 창고의 담장과 산복도로로 오르는 168계단 등 다양한 볼거리가 나온다.
또 오는 30일부터는 영도대교 건너 봉래동 물양장 일대에서 영도다리축제가 사흘간 열린다. 다만 축제가 기리는 영도대교의 ‘다리 들기’(도개)는 지난 10일부터 멈춰 있다.
◆ ‘부캉이’ 다시 차단막으로
부캉이는 전날 3차 유도작업 끝에 수로 밖으로 나갔다가 같은 날 밤 재진입을 막으려 설치한 1차 차단막 안쪽으로 다시 들어왔다. 당국은 이 차단막을 걷어 바다로 나갈 길을 연 뒤 그물로 부캉이를 다시 내보낼 계획이다.
지난달 18일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처음 목격된 부캉이는 한 달 넘게 이곳에 머물며 발길을 불러 모았다. 부산시 집계로 지난 16일 오후 6시까지 친수공원을 찾은 누적 방문객은 150만명을 넘겼다.
다만 수온이 내려갈수록 폐사 위험이 커져 당국은 서둘러 바다로 돌려보낸다는 방침이다. 부캉이가 언제 수로를 떠날지는 알 수 없다.
◆ 명태 쌓던 창고, 붉은 벽돌 담 한 줄만
친수공원은 부산역에서 보행교를 따라 걸어서 닿고, 오전 5시부터 밤 12시까지 연다. 이에 공원만 찾기엔 시간이 남는다.
친수공원에서 초량동 쪽으로 직선거리 700m가량 떨어진 초량로13번길에는 붉은 벽돌 담장이 길게 서 있다. 부산 최초의 근대식 물류창고로 꼽히는 남선창고가 있던 자리다.
부산 동구에 따르면 남선창고는 1900년 초량객주 정치국이 주도해 세웠다. 해방 전까지는 주로 명태를 보관해 ‘명태고방’으로도 불렸다.
이후에는 부산 산업의 흐름을 따라 화공약품과 합판, 신발, 러시아 보따리상의 짐, 가전제품까지 맡아 두는 일반 창고로 쓰였다.
창고는 2008년 여름 폭우로 수해를 입은 뒤 그해 12월 철거가 시작돼 이듬해 4월 헐렸다. 그 자리에는 대형마트가 들어섰고, 지금은 벽돌담 한 줄이 옛 창고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
◆ 168계단 옆, 모노레일 대신 ‘하늘길’
남선창고터에서 산 쪽으로 더 오르면 초량 이바구길의 168계단에 닿는다. 산복도로에서 부산항으로 가장 빨리 내려가는 지름길로, 계단 수가 168개다.
이바구길은 길이 1.5㎞로, 6·25전쟁 뒤 피란민이 모여 살던 시절과 산업화 시기 부산의 모습이 남아 있는 골목길이다.
계단 옆으로는 지난해 3월부터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다닌다. 잦은 고장을 빚던 모노레일을 대신해 동구가 23억2800만원을 들여 계단 옆 약 60m 구간에 놓았다.
한 번에 12명가량 탈 수 있어 정원 8명이던 모노레일보다 많이 실어 나른다. 꼭대기 승강장 옆 전망 데크에서는 원도심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 피란민이 만나던 다리, 축제 땐 들릴까
영도대교는 일제강점기인 1934년 11월 개통한 우리나라 첫 연륙교이자 첫 도개교다. 6·25전쟁 때는 피란민들이 헤어진 가족을 찾으려 다리 밑으로 모여들던 만남의 장소였다.
도개가 멈추기 전까지는 사이렌이 울리면 길이 31m의 상판이 하루 7차례 정도 들리고 그 아래로 배가 지나갔다. 그러나 도심 교통량이 늘면서 1966년 도개가 중단됐다.
복원 공사를 마친 다리는 2013년 11월 27일 다시 개통했고, 47년 만에 상판이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다만 그 도개는 지금 다시 멈췄다. 부산시설공단은 영도대교 도개 구동설비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돼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열던 정기 도개행사를 지난 10일부터 잠정 중단했다.
공단은 정밀점검과 정비를 거쳐 행사를 재개할 예정이며, 중단 기간에도 차량과 보행자는 평소처럼 다리를 오갈 수 있다.
영도다리축제 누리집 첫 화면에는 ‘도개퍼포먼스’ 사진이 걸려 있고, 지난해 축제 때도 도개 퍼포먼스가 열렸다. 하지만 한국관광공사 관광정보에 등록된 올해 축제 프로그램에는 도개가 제외됐다.
◆ 물양장은 옛 정취, 아미르공원은 가족 무대
한편 제34회 영도다리축제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영도대교 건너편 봉래동 물양장과 국립해양박물관 옆 아미르공원 두 곳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영도다리, 시간을 잇고 사람을 잇다’다.
아미르공원에서는 영도어린이축제와 매직·벌룬·버블쇼, 스타셰프 쿠킹쇼, 영도다리가요제가 열린다. 봉래동 물양장에서는 ‘추억의 검정고무신’ 연극과 영도다리 무성영화관, 레트로 EDM 페스티벌 같은 옛 정취를 살린 무대와 먹거리 장터, 플리마켓이 이어진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입장은 무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