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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병역특례, 폐지보다 보완을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환호 뒤에 병역특례를 둘러싼 분노가 남았다. 일부 축구선수의 경솔한 언행은 병역의무를 다한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겼다. 국가를 위한 희생이 누군가에겐 조롱거리로 전락한 것처럼 보였으니 해당 선수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다만 일부 선수들의 일탈이 곧바로 제도 전체의 폐지로 이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병역특례 폐지라는 채찍의 상처가 클 곳이 어쩌면 화려한 프로스포츠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체육인 병역특례는 1973년 제정된 ‘병역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에서 출발했다. 국제대회 성적을 국위선양과 연결하던 시대의 산물이다. 현재는 병역법 제33조의7과 같은 법 시행령 제68조의11에 따라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가 체육요원 편입 대상이 된다. 법적으로는 병역면제가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34개월 복무하는 제도다. 특기를 활용한 공익복무 544시간도 의무다.

송용준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송용준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반세기 전의 명분만으로 제도를 지킬 수는 없다. 병역자원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예외를 인정하려면 ‘현시대의 공익’을 입증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선수 육성 기반의 유지다. 프로리그도, 상무팀도 없는 종목에서는 훈련과 실전의 단절이 선수 생활의 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체육계가 병역특례를 선수 확보와 육성의 중요한 유인으로 보는 이유다. 진로가 불안정한 종목에서 운동을 계속할 가능성마저 좁아지면 유망주와 학부모의 선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해외 진출 역시 고려해야 한다. 선수의 전성기는 길지 않고, 높은 수준의 리그에 도전할 기회도 무한하지 않다. 경력의 연속성을 확보하면 해외 구단과 장기적인 성장 계획을 세우기 수월해진다. 그렇게 축적한 경기 경험과 훈련 방식이 대표팀과 국내 현장에 전해진다면 한국 스포츠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병역특례 폐지가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대신 현 제도의 보완을 통혜 병역특혜 수혜자가 우리 사회에 병역만큼의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형평성 논란을 씻을 수 있어 보인다.

우선 소득에 비례한 사회환원을 검토할 만하다. 가령 편입 이후 5년 동안 기준을 초과하는 연봉·상금·광고소득 일정 부분을 유소년·비인기 종목 지원에 출연하도록 하는 방식을 법으로 도입하면 어떨까. 강제성을 갖는 만큼 대상 소득과 기간, 부담 상한을 법률로 정해야 할 것이다.

은퇴 이후의 공익활동도 보완책이 될 수 있다. 현행 544시간 의무는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되, 신규 편입자에게 은퇴 후 일정 기간 학교·지역 체육시설에서 후배를 지도하는 추가 의무를 두는 방안이다. 예컨대 2년간 정기적으로 취약계층 청소년을 가르치게 할 수 있다. 은퇴를 늦추며 의무를 무기한 미루지 못하도록 이행 개시 연령과 최종 기한도 정하면 된다. 여기에 더해 부적절한 언행을 했을 경우 병역특례를 박탈하는 법 조항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병역특례가 선수 수급과 국제경쟁력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도 주기적으로 평가할 일이다. 제도를 유지하려면 체육계가 먼저 더 무거운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금메달 이후에도 사회에 돌려주는 의무가 이어질 때 국민도 그 예외를 다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