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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수치 고문과 아들 5년여만 첫 통화 허용…처우개선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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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라잉 대통령, 日정부 대표도 만나
아들 "협상카드로 이용 말라"

미얀마 정권이 가택연금 상태인 아웅산 수치(81) 국가고문과 아들 킴 에어리스의 통화를 5년여 만에 허용하는 등 수치 고문과 외부의 접촉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

에어리스는 2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서 "5년여 만에 드디어 오늘 어머니 아웅산 수치 여사와 대화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의미가 있다"면서 "어머니와 나의 곁을 지켜주신 모든 이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있었기에 이런 순간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어머니는 81세이고 여전히 부당하게 구금돼 있다"면서 "한 번의 대화가 곧 가족과의 정기적인 접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가족과의 정기적 접촉이 곧 자유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에어리스는 "내 어머니가 (미얀마 정권의) 외교적 인정이나 제재 해제, 정치적 이득을 위한 인질이나 협상 카드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면서 수치 고문을 비롯한 모든 정치범의 즉각적·무조건적 석방을 요구했다.

미얀마 대통령실도 수도 네피도의 가택연금 장소로 추측되는 곳에서 아들과 통화하는 수치 고문의 모습, 영국 런던 주재 미얀마 대사관에서 어머니와 통화하는 에어리스의 모습을 각각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올해 군사정권에서 민간정부로 변신한 뒤 미얀마 정권은 2021년 2월 군사쿠데타 이후 5년여간 수감 생활을 해온 수치 고문을 지난 4월 가택연금으로 전환한 데 이어 그와 외부의 접촉을 조금씩 허용하고 있다.

수치 고문은 지난 8월 초순 아르노 드 베크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미얀마 상주대표와 면담했고, 지난 19일에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보낸 책과 외교 서한을 전달받았다.

미얀마 당국은 수치 고문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공개하면서 외부에서 제기된 신변이상 설에 대응하며 처우가 개선됐음을 홍보하고 있다.

군사정권 수장이었던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지난 4월 민간인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미얀마 정권은 정당성을 확보하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관계 정상화 등을 추진하며 국제적 고립 탈피에 애쓰고 있다.

흘라잉 대통령은 전날 수도 네피도에서 미얀마 국민화해 담당 일본 정부 대표인 사사카와 요헤이(笹川陽平) 일본재단 명예회장과 회담하기도 했다.

양측은 미얀마의 내부 평화 프로세스 지원 방안, 일본재단의 미얀마 인적자원 개발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미얀마 관영매체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가 전했다.

사사카와 회장은 2022년 미얀마 군부와 반군 아라칸군(AA) 간 휴전 중재에 기여하는 등 미얀마 군사정권과 반군 세력 간 중재자 역할을 해 왔다. 이번 회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미국도 지난달 중순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INR)의 마이클 밴스 차관보가 미얀마를 방문해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을 만나고 이달 초에는 밴스 차관보가 이끄는 대표단이 일본 도쿄에서 미얀마 측과 비밀리에 회담하는 등 미얀마 정권과 대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와 관련해 아세안 회원국들은 내달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미얀마의 아세안 복귀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은 2021년 쿠데타 직후 미얀마 군정과 폭력 즉각 중단 등 5개 항목에 합의했으나, 이후 미얀마가 이를 이행하지 않자 미얀마 정권 지도부의 아세안 공식회의 참석을 막는 등 관계를 단절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