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공소청 차장검사)이 22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사건이 애매하고 반성·자백하지 않는 사건은 기소해서 3년씩, 5년씩 재판받게 하고 물적·경제적·심리적으로 고통받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으로 윤 전 총장에게 직접 보고했던 이 대행은 이 말을 듣고 “검사로서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검찰 조직에 악영향을 끼친 인물로는 윤 전 대통령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차례로 지목했다.
이 대행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공소청 국정감사에서 서영교 법사위원장의 질의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그런 취지의 말을 한 걸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연장선에서 여러 사건이 벌어지고 먼지털이식 수사가 이뤄진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대행은 진보당 손솔 의원의 추가 질의에서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들은 시점에 대해 “공공수사부장 시절이니까 아마 2020년 말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당시 대검 공공수사부장이었던 이 대행은 윤 전 총장에게 주요 공안·선거 사건 등을 직접 보고하는 위치에 있었다.
배석자는 자신과 과장 등 한두 명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말을 들었을 당시 심경을 묻자 이 대행은 “검사로서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당시에도 그런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랬다”고 답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의 해당 발언이 특정 사건을 기소하라는 개별 지시였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윤 전 대통령과 한 의원에 대한 평가는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나왔다. 박 의원이 한 의원을 검찰개혁을 초래한 ‘일등공신’이라고 지목하며 의견을 묻자 이 대행은 “우리 조직에 악영향을 끼친 분이 윤석열 전 총장이고, 두 번째는 방금 거명한 한모 의원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윤 전 총장을 ‘정치검사 1호’로 꼽은 데 대해서도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행은 수원고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4월 국회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청문회에서도 당시 수사 방식을 “매우 잘못된 수사 방식”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반성하고 뼈를 깎는 성찰과 함께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