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보험 가입 당시 연간 약 900만원으로 안내받았던 예상 배당금이 실제 지급 예정액은 약 19만원에 그친 사례가 나왔다. 차이는 881만원으로, 예상액보다 97.9% 적다. 12개월로 단순 환산하면 월 75만원과 약 1만5800원의 차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정적 노후생활을 위한 연금저축 소비자 유의사항’을 공개했다. 올해 2분기 말 연금저축 적립금은 22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98조2000억원)보다 13.4% 늘었다. 2024년 말(178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45조9000억원 증가했다.
노후자금으로 쌓인 돈이 늘어나는 가운데 가입 당시 예상했던 연금액과 실제 지급액이 달라지거나 세금 때문에 실수령액이 줄어드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연 900만원 예상 배당금, 실제로는 19만원
1990년대 후반 유배당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한 A씨는 가입설계서에 적힌 연간 약 900만원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연금 개시를 앞두고 안내받은 배당금은 연간 약 19만원이었다. 예상액의 2.1% 수준이다.
차이는 배당금의 지급 구조에서 발생했다. 유배당 보험의 배당금은 보험회사의 경영성과와 배당 재원 등에 따라 달라진다.
가입설계서에 적힌 금액은 당시 조건을 바탕으로 계산한 예상치여서 실제 지급액과 차이가 날 수 있다. 최저보증이율은 기본연금에만 적용되므로 일정 수준의 기본연금이 보장되더라도 배당금은 줄어들 수 있다.
900만원과 19만원은 모두 연간 배당금으로, 가입자가 받는 전체 연금액과는 다르다. 실제 연금 수령액은 기본연금에 배당금 등을 합산해 확인해야 한다.
◆적용이율 11.25%에서 4.0%로…연금액도 감소
가입 당시 고금리를 기준으로 계산한 예상 연금액을 실제 받을 금액으로 믿었다가 차이를 확인한 사례도 있다.
1990년대 후반 금리연동형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한 B씨는 연금 개시를 앞두고 설계서보다 적은 지급 예정액을 안내받았다. 가입 당시 11.25%였던 적용이율이 연금 개시 시점에는 해당 상품의 최저보증이율인 4.0%까지 내려간 영향이다. 이율 차이는 7.25%포인트다.
금리연동형 보험의 가입설계서는 통상 당시 적용이율이 유지된다는 가정으로 예상 연금액을 계산한다. 이후 이율이 내려가면 적립금이 불어나는 속도가 느려지고 실제 연금액도 예상보다 적어질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적용된 4.0%는 해당 상품의 최저보증이율로, 상품마다 보증 수준이 달라 가입한 보험의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
연금 수령 기간을 미리 정하는 ‘확정기간형’도 지급액까지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다. 적용이율이나 펀드 운용수익률에 따라 실제 받는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월 32만원 연금, 세금 떼니 30만원으로 줄어
연금 지급이 시작된 뒤 통장에 입금되는 금액이 예상보다 적다면 세금이 원인일 수 있다. 2015년부터 매월 약 32만원의 연금을 받던 C씨는 2021년부터 실수령액이 약 30만원으로 줄어든 데 대해 민원을 제기했다. 세금이 원천징수되기 시작하면서 실제 입금액이 감소한 사례다.
연금저축 적립금은 납입 당시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금액과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 운용수익 등으로 구분된다. 현행 연금저축에서는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금 등 과세제외금액이 먼저 인출된다. 이후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이나 운용수익을 연금으로 받기 시작하면 과세 요건에 따라 세금이 원천징수된다.
연금 지급액이 같더라도 과세 대상 금액에 세금이 공제되기 시작하면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줄어들 수 있다. 가입자는 지급명세서를 통해 연금 지급액 자체가 줄었는지, 세금 공제로 실수령액이 감소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2000년 말 이전에 가입한 구 개인연금저축은 현행 연금저축과 과세체계가 달라 법정 요건을 충족해 연금으로 받으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금 공제 여부는 가입 시기와 상품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중도해지하면 16.5% 과세…예외 조건도 확인
예상 연금액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상품을 곧바로 해지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현행 연금저축에서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을 연금 외 방식으로 인출하면 원칙적으로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된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금 등 과세제외금액은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사망, 해외이주, 파산선고, 3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 등 법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되면 3.3~5.5%의 연금소득세가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사유가 확인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증빙자료를 금융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질병·부상에 따른 요양 등 일부 사유는 저율과세 대상 금액에 한도가 있어 초과분에는 기타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다.
2000년 말까지 가입한 구 개인연금저축은 중도해지 시 별도의 과세 규정이 적용된다. 모든 연금저축에 일률적으로 16.5%의 세금이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보험사 바꾸기 전 계약대출·보증이율 확인
기존 연금저축보험의 수익률이 낮다고 판단되면 다른 금융회사의 연금저축펀드 등으로 옮기는 방법도 있다. 적법한 연금계좌 이체 절차를 이용하면 중도해지에 따른 과세 없이 적립금을 이전할 수 있다. 가입기간 등 세제상 요건도 관련 규정에 따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계약을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대출이 남아 있거나 압류·가압류·질권이 설정된 계약은 이전이 제한될 수 있다. 이미 연금 수령이 시작됐는지, 전액 이체가 필요한지 등도 상품과 계약 조건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오래된 연금저축보험은 현재 판매되는 상품보다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적용받는 경우가 있다. 수익률만 비교해 기존 보험을 옮겼다가 보증이율이나 연금 지급 조건을 잃을 수도 있다.
가입자가 먼저 확인할 것은 3가지다. 가입설계서의 예상 연금액과 현재 지급 예정액의 차이, 기본연금과 배당금 각각의 금액, 세금을 공제한 실제 수령액이다.
가입 당시 설계서에 적힌 예상액과 실제 수령액은 차이가 날 수 있다. 연금 개시 전 적용이율과 배당금, 과세 조건을 확인하고 실제 수령액을 기준으로 노후 생활비를 계획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