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벌써 마이클 캐릭(45) 감독의 경질설이 불거진 가운데 선수단 내부에서도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등 총체적 난국이다. 급기야 구단의 전설 웨인 루니(41)까지 선수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맨유가 캐릭 감독을 경질할 경우를 대비해 우나이 에메리 애스턴 빌라 감독과 율리안 나겔스만 전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을 유력한 후임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릭 감독은 지난 1월 후벵 아모링 감독의 뒤를 이어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고, 성적 반등에 성공해 2028년까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만에 다시 경질 위기에 몰렸다.
맨유의 올 시즌 성적은 참담하다. 공식전 11경기에서 단 2승에 그치며 1986년 이후 최악의 출발을 기록했다. 최근 7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EPL 13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20위까지 추락했다.
경질설이 나오기까지 지난 21일 이탈리아 코모와의 UCL 원정경기에서 당한 1-4 참패가 결정타였다. 맨유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한 뒤 무기력한 경기 끝에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 조슈아 지르크제이의 만회골이 없었다면 무득점 대패를 당할 뻔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 수뇌부는 감독 교체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에메리는 세비야와 비야레알 등에서 유럽대항전 우승을 이끌었고, 애스턴 빌라에서도 지도력을 입증했다. 다만 2029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고 연봉이 1000만∼1200만파운드에 달해 거액의 보상금이 걸림돌이다. 나겔스만은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현재 소속팀이 없어 상대적으로 영입이 수월하다. 맨유의 영입 책임자 크리스토퍼 비벨도 나겔스만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장 경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캐릭 감독은 25일 본머스와의 홈경기까지 팀을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감독의 거취만이 아니다. 선수단에서도 공개적인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내부 균열이 표면화하고 있다.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코모전 직후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지 않은 코칭스태프의 전술적 판단을 문제 삼았다. 앞서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도 구단 수뇌부의 투자 부족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맨유 역대 최다 득점자 루니가 강하게 반발했다. 루니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선수들이 감독과 구단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루니는 선수들을 '이기적'이라고 규정하며 동료와 감독, 팬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원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며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린다고 질타했다. 페르난데스의 전술 비판이 옳은지 여부를 떠나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자신의 책임부터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