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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자동차와 그대로인 주차선…주차장에 갇힌 운전자 [교통이 통하다]

일반형·확장형 등 다양한 주차면
준공 시점에 따라 주차면 폭 다양
‘선택했다면 견뎌라’ 시선도 있어

“아파트 주차선 너비를 간과했다. 문을 열고 내릴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새 차를 사고 싶었던 A씨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이러한 글을 올렸다.

 

거주 중인 아파트 주차장의 주차선 폭만 보면 구매 계획 중인 차를 무난히 세울 줄 알았는데, 정작 문을 열고 내릴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다.

 

거주 중인 아파트의 주차장에서 주차선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간격을 벌린 채 세워둔 차량. 김동환 기자
거주 중인 아파트의 주차장에서 주차선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간격을 벌린 채 세워둔 차량. 김동환 기자

 

댓글에는 차주 처지에 공감하며 아파트 주차선 너비가 준공 시점에 따라 들쑥날쑥한 것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오래된 아파트의 주차선과 차폭을 언급한 다른 블로그에서는 “주차장에만 들어가면 긴장한다”며 “문을 열 때마다 옆 차와 닿을 것 같아 아슬아슬하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3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아파트의 주차구획 기준은 차량 크기와 이용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져 왔다.

 

1990년 12월 개정된 ‘주차장법 시행규칙’은 일반형 주차구획 최소 너비와 길이를 2.3m·5m로 규정했다.

 

2008년에는 최소 너비와 길이가 2.5m·5.1m인 ‘확장형’ 주차구획이 도입되면서 주차구획 기준이 소폭 넓어졌다.

 

2012년부터는 신축 시설물 주차면의 30% 이상을 확장형 구획으로 설치하도록 기준도 강화됐다.

 

2017년 개정된 주차장법 시행규칙에 따라 일반형 주차구획 최소 너비는 2.5m로 확대됐고, 확장형의 최소 너비와 길이도 2.6m·5.2m로 정해졌다.

 

이렇다 보니 준공 시점에 따라 아파트에서 마주하는 주차면 폭도 다양해졌다.

 

소위 구축 아파트와 신축급 아파트 주차장에서의 체감하는 주차면 폭이 다른 이유다.

 

부동산 임장을 위해 신축급 아파트를 둘러본 이들 사이에서는 ‘마치 아울렛 주차장에 온 것 같다’는 반응까지도 나온다.

 

다만, 법령에 따른 기준의 변화가 기존 아파트 주차장에 적용되는 일은 흔치 않다.

 

주차장 구조를 바꾸려면 공사비가 들고, 주차장 전체 면적이 한정된 까닭에 주차면 폭을 늘리면 총 주차 가능 대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이같은 이유로 일부 노후 아파트에서는 체육시설 등을 없애고 주차장을 늘리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이와 별도로 노후 아파트에서의 주차난 심화 요인으로는 차량 소유주의 증가 등도 언급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말 2651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처럼 차체가 큰 차량도 늘었다.

 

2021년 약 614만대였던 국내 SUV 운행 대수가 지난해 약 818만대로 증가했다는 한 통계가 올해 1월 나오기도 했다.

 

커진 차폭에 늘어난 차량 등이 노후 아파트에서의 주차 문제를 빚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지 ‘국토계획’에 2021년 실린 한 논문은 이러한 문제를 짚고 있다.

 

수도권 노후 아파트 3곳 조사를 토대로 작성한 ‘노후 아파트의 주차문제와 계획의 역할’ 논문은 늘어난 가구당 차량 보유 대수와 이를 예상치 못한 주차장 설치 기준으로 주차난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과연 그게 심각한가’라며 노후 아파트 주차문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면서, 논문은 노후 아파트를 선택했다면 주차문제를 참고 견뎌야 한다는 외부 시각이 있다고도 밝혔다.

 

계속해서 “합리적인 주장으로 보이지만, 주민들이 참고 견뎌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가 부족해 (그러한 생각은)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