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도장공장 화재로 소방관이 순직한 사건에서 인화물질 존재 가능성을 알리는 현장 보고 이후에도 지휘부가 공격 진압 방침을 유지한 정황이 담긴 무전 녹취록이 공개됐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확보해 공개한 ‘부천시 오정구 공장 화재 무전 녹취록’에 따르면 화재 초기 지휘를 맡은 부천소방서 소속 간부가 화재 신고 접수 6분 만인 지난 16일 오전 8시 44분쯤 “건물 3∼4층에서 구름(연기) 발생. 공격 전술로 현장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상황실은 “발화 층은 3층”이라고 밝혔다.
이후 지휘부는 공장의 위험물 취급 여부를 물었고 오전 8시47분 현장 대원은 “3층 작업자는 모두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고한 데 이어 1분 뒤 “3층(은) 도장공장인데 내부에 인화물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휘권을 이양받은 현장 지휘부는 오전 8시 52분 “전략은 공격 전략으로 화재 진압에 임하겠다”며 기존의 화재 진압 방침을 유지했다. 이어 현장 대원들에게 문이 열리지 않은 4층과 옥상 문을 개방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오전 8시 56분 연소 확대를 우려해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1단계 이후에도 철수를 지시하는 별도의 무전은 없었으며, 오전 9시 9분 대원 1명이 고립됐다는 무전이 올라왔다. 현장 지휘부가 공격 전략을 밝힌 지 17분 만으로 소방 당국은 곧바로 대응 2단계로 격상하고 구조에 나섰다.
오전 9시12분 고립자 2명 중 1명을 구조했다는 무전이 전해졌고 오전 9시 35분 나머지 1명인 고(故) 김진석(44) 소방위가 발견됐다. 김 소방위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17일 숨졌다.
현재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와 한국노총 소속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현장 대응 과정에서 무리한 현장 진압 지시가 있었는지 등 이번 순직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소방청은 현장 대응 과정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 22명 규모의 합동조사단을 구성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6일 오전 8시 38분께 부천시 오정구 내동 한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발생해 2시간 28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김 소방위가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현장 합동 감식에서는 시너가 담긴 깡통 수십 개와 페인트통 수백 개가 발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