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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노메논’ 상표권·회의록 논란에 野 퇴장… 문체위 국감서 의혹 공방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23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글로벌 K팝 축제 ‘패노메논(FANOMENON)’의 상표권 계약과 회의록 작성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정 문체위원장의 회의 진행에 항의하며 집단 퇴장했다. 김혜경 여사의 해외 문화행사 참석과 유홍준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개인 소장품 전시 논란 등도 도마에 올랐다.

 

이날 국감에서는 대통령 소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대중위)의 패노메논 상표권 계약 수정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대중위는 전날 JYP엔터테인먼트와 상표권 수정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외 상표권을 정부와 민간이 각각 50%씩 공동 보유하고, 전담 법인이 설립되면 민간 지분을 해당 법인에 의무적으로 양도하는 내용이다. 앞서 제기된 민간 기업의 상표권 독점 및 이해충돌 의혹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국회 문체위 야당 간사인 조은희(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이재정 문체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문체위 야당 간사인 조은희(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이재정 문체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계약서 공개 방식과 대중위 분과회의 회의록 미작성 문제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태블릿PC에 담긴 계약서 PDF가 아닌 원본 열람을 요구하고, 분과회의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은 것이 관련 법령에 위반되는지 따져 물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회의 기록과 관련된 운영세칙에는 전체회의만 작성하도록 돼 있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계약서가 대통령 소속 자문기구에서 생산된 기록물에 해당할 수 있어 공개 여부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조은희 국민의힘 간사는 이 위원장이 회의록 미작성 문제를 계약서 공개 논쟁으로 바꿔 질의를 왜곡했다고 반발했다. 조 의원은 “야당 위원의 정당한 국정감사를 위원장께서 마이크 권력을 쥐고 방해하는 것에 항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이 위원장은 정회하지 않고 감사를 이어갔다.

 

패노메논 관련 예산 규모도 논란이 됐다. 조 의원은 기존에 설명된 150억원 외에 서울 아레나 부지 내 시설 인테리어비 80억원과 이듬해 운영비 20억원까지 합치면 관련 예산이 최소 25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최 장관은 해당 시설이 지난해 이미 계획돼 국회 심의를 거친 사업이라며 “패노메논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정 문체위원장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조 간사 왼쪽은 여당 간사인 민주당 이정문 의원. 국민의힘 문체위원은 퇴장해 자리가 비어 있다. 연합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정 문체위원장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조 간사 왼쪽은 여당 간사인 민주당 이정문 의원. 국민의힘 문체위원은 퇴장해 자리가 비어 있다. 연합

김혜경 여사를 위한 해외 문화행사를 문체부가 급조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최 장관은 “문체부는 여사님 행사라는 것을 주최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이어 대통령 순방으로 현지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것이며,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가 참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행사가 수의계약으로 급하게 추진됐다는 지적에는 “대통령 순방의 특성상 미리 계획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긴급한 예산 집행과 수의계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1일 사직한 유홍준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개인 소장품 전시 논란에 대한 감사 범위도 쟁점이 됐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박물관이 문체부에 감사를 요청하면서 유 전 관장의 소장품 출품·전시 과정은 제외했다고 지적했다. 감사 요청서에는 유 전 관장 배우자가 기증한 ‘돌 호랑이’의 기증 절차와 신규 카페 운영업체 선정 과정만 포함됐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개인 소장품 전시 과정의 적정성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최 장관은 “이번에 문제가 된 소장품과 전시품의 관리·검증, 이 모든 절차에 대해서 다 감사를 하겠다”며 관련 제도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종묘 인근 개발과 불법 스포츠 도박, 마라톤 대회의 교통 통제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가 공개한 종묘 인근 세운4구역 개발사업의 경관 시뮬레이션 사진에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2018년 네이버 로드뷰 사진과 구름·건물 형태가 같고 일부 표식 등이 삭제되거나 변경됐다는 주장이다. 초광각 사진을 활용해 건축물이 실제보다 작고 멀리 보이도록 했을 가능성도 지적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해당 지적에 “당황스럽다”며 종묘의 경관 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종묘가 세계유산에 등재될 당시에도 제례와 경관의 중요성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임오경 민주당 의원은 합법 스포츠토토 판매점을 통해 불법 유사토토 프로그램 ‘모비딕’이 확산된 사건을 거론했다. 의심 판매점 157곳 중 12곳이 적발돼 경찰에 수사가 의뢰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장관은 수사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마라톤 대회의 도로 통제로 인한 시민 불편도 지적됐다. 정준호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에 접수된 관련 민원이 2022년 141건에서 지난해 1000건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시민의 불편이 가중되는 것은 막아야 될 것 같다”며 행사 주최 측에 교통 통제 비용을 부담시키는 방안 등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