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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13년 만에 이마트 대표 복귀… 유통·신사업 직접 챙긴다

핵심 계열사 직할체제 강화
36명 임원 발탁…성과주의 인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13년 만에 이마트 대표이사로 복귀하며 그룹 핵심 사업의 경영 전면에 나섰다. 기존 유통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인공지능(AI)과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 신사업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그룹의 중장기 전략 수립을 넘어 주요 계열사의 경영을 직접 책임지는 ‘정용진 직할체제’를 강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13년 만에 이마트 대표 복귀

 

신세계그룹은 23일 정 회장의 이마트 대표이사 내정 등을 포함한 2027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를 맡은 정 회장은 이번 인사로 그룹의 핵심 유통 계열사인 이마트 경영까지 직접 총괄하게 됐다. 정 회장은 향후 주주총회를 거쳐 이마트 대표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김 대표는 SSG닷컴 대표도 겸임한다. 정 회장이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상품기획(MD)과 영업에 강점을 지닌 김 대표가 온·오프라인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마트 상품본부장과 신세계TV쇼핑 대표 등을 거친 영업 전문가다. 신세계TV쇼핑의 흑자 전환과 신세계까사의 수익성 개선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를 겸임하도록 한 것도 양사의 상품과 물류, 고객 기반을 연결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왼쪽부터 김홍극 이마트·SSG닷컴 대표 내정자, 허민호 신세계까사·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디비전 대표 내정자, 김덕주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 디비전 대표, 기인주 신세계야구단 대표. 신세계그룹 제공
왼쪽부터 김홍극 이마트·SSG닷컴 대표 내정자, 허민호 신세계까사·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디비전 대표 내정자, 김덕주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 디비전 대표, 기인주 신세계야구단 대표. 신세계그룹 제공

◆유통 넘어 AI·콘텐츠로…성과주의 인적 쇄신

 

정 회장의 경영 보폭은 이미 유통업을 넘어 확대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럭셔리 호텔 브랜드 ‘아만’을 도입하는 등 공간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업 리플렉션AI, 콘텐츠 기업 스카이댄스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모색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통과 부동산 개발, 콘텐츠를 결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번 인사에서 신세계야구단 대표에 기인주 SMPMC 대표를 내정한 것도 주목된다. 인천 청라 돔구장 개장을 앞두고 야구장과 쇼핑·문화시설을 연계한 복합 개발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정 회장이 추진하는 공간과 콘텐츠 중심의 사업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조직 개편에서도 정 회장의 성과주의 기조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역대 최대인 36명의 신규 임원을 승진시켰다. 40대 임원 비중도 1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존 연공서열보다 업무 성과와 실행력을 중시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했다는 평가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도 재정비했다. 최택원 SSG닷컴 대표를 인사와 감사를 총괄하는 경영지원총괄로, 박승학 조선호텔앤리조트 레저사업부장을 홍보와 대관을 책임지는 대외협력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그룹 재무를 담당하는 전상진 경영총괄은 유임해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정유경은 조직 안정 선택…전문성 강화에 무게

 

반면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은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유임시키며 안정에 무게를 뒀다.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디에프, 신세계사이먼 대표가 자리를 지켰다. 대신 CJ올리브영 대표를 지낸 허민호 대표를 영입해 신세계까사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을 맡기는 등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정용진 회장의 공격적인 인적 쇄신과 정유경 회장의 안정 중심 인사가 대비되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의 향후 성과는 정 회장이 직접 이끄는 이마트의 경쟁력 회복과 신사업의 수익성 확보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은 AI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산업 대전환기에 직접 리더십을 발휘해 그룹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판단”이라며 “본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성장 사업에서도 결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