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택공급 목표 달성 차질과 전월세난 심화, 부동산 규제의 부작용 등으로 질타를 받았다.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이 올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홍지선 장관은 민간 부문의 공급 부진을 인정하며 내년에 만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과 전월세시장 불안,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아파트 특별공급 제도의 형평성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올해 주택공급 목표 달성 전망이 81~88%에 그치는 점을 지적하며 “국민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년과 서민의 주거 사다리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홍 장관은 “공공에서 추진하는 물량은 어느 정도 달성이 가능할 것 같은데 민간 물량이 좀 제대로 달성을 못 하고 있다”며 “지금 5개년 계획을 세워 놨다. 내년에는 만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6일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수도권 주택 착공 목표인 26만8000가구의 81~88% 수준인 21만8000~23만5000가구를 연말까지 착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전망대로 진행되더라도 당초 목표보다 3만3000~5만가구가 부족한 셈이다.
전월세시장 불안을 둘러싼 정부 규제의 실효성도 도마에 올랐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간 임대사업자 규제와 실거주 요건 강화로 전세 물량이 사라지고 월세로 바뀌고 있다”며 “기대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신규 주택 공급 확대뿐 아니라 기존 주택이 임대시장에 유통될 수 있도록 실거주 의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 장관은 “지적하신 사항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전월세난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수요보다 못 미치는 신규 공급을 늘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최근 3년간 인허가와 착공이 줄어든 영향이 작년과 올해부터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거주 의무 강화가 전월세난의 일부 원인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규제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홍 장관은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서울과 일부 경기권에 국한돼 있는데, 규제가 없는 지방에서도 전월세 매물이 줄고 전월세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용 의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관련해서도 “현장에서 구역 세분화, 지정기간 최소화 등 여러 건의가 있으면 전향적으로 검토해 달라”며 규제 개선을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집값 폭락 관련 발언도 언급됐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정상적인 주택공급과 집값 폭락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나”라며 정부에 구체적인 근거와 대응책을 요구했다. 이에 홍 장관은 집값 하락 요인으로 주택공급 확대와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언급하며 “폭락이라든지 폭등이라든지 다양한 변화에 대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특별공급 제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장경태 무소속 의원은 국제 체육대회 수상자와 해외 건설현장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특별공급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장 의원은 “유니버시아드, 세계 군인 체육대회 등에서 메달 1회 이상만으로 딱 1점으로 특공을 받은 선수가 10%나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중동 건설 붐 당시 도입된 해외 건설근로자 특별공급 제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최근 3년만 분석해 봐도 반포, 대치 같은 최고급 아파트에 특공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홍 장관은 “우수 선수 특별공급 제도라든지 해외 건설근로자에 대한 특별공급 제도에서 보완할 사항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어 추천 기관의 심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국토부가 자체적으로 대상자를 검증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국토부 간 주택공급 협의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음달 중 홍 장관을 만나 서울 주택공급 문제를 일괄 타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어떻게 행정 하는 분끼리 만나서 정치 흥정하듯이 얘기한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홍 장관은 “제가 일괄 타결해야 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며 “우선 협의가 되는 것부터 합의해서 진행하자고 서울시에 얘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