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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새기고, 안전 당부하고…핼러윈 앞둔 이태원 [남정탁 기자의 '지금, 여기']

사진기자는 매일 수많은 순간을 기록합니다. 그러나 독자와 만나는 사진은 그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취재 현장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이야기와 스쳐 지나간 순간, 그리고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한 인상적인 풍경까지. 뉴스 사진 뒤에 남겨진 이야기와 우리의 일상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는 장면들을 사진기자의 시선으로 전하고자 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사진 한 장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기억하고 함께하겠습니다.”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삼거리 인근. 참사 4주기를 앞두고 내걸린 현수막 앞으로 시민과 관광객이 오간다. 가까운 곳에는 ‘안전한 핼러윈데이’를 당부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과 다가올 핼러윈의 안전을 바라는 문장이 같은 거리에 자리했다.

 

지하철역 입구에도 경고문이 붙었다. 출입구의 유리 덮개에는 “캐노피에 올라가거나, 기대지 마세요”, 계단 옆 난간에는 “추락 위험, 올라가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다. 검정과 노랑으로 둘러친 테두리 안에 붉은 금지 표시와 영문 안내가 담겼다. 사람들이 무심코 몸을 기대거나 발을 올릴 수 있는 곳에서 안내문이 주의를 당부한다.

 

거리에는 일상의 풍경이 이어진다. 행인들은 상점 앞을 지나고 좁은 골목을 오르내린다. 도로 한쪽에는 경찰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 있다. 길가의 불법주정차 집중단속 현수막에는 ‘2026년 10월 23일~11월 1일’이라는 기간이 적혔다. 핼러윈을 앞둔 준비가 역 출입구와 보행로, 차도 곳곳에서 눈에 들어온다.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흘간 ‘핼러윈 특별대책기간’이 운영된다. 서울시는 이태원과 홍대, 성수 등 10개 자치구 14개 지역의 인파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올해 핼러윈 당일인 31일은 토요일이다. 주말과 맞물려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사흘은 집중관리기간으로 정했다.

 

대책의 핵심은 보행 공간을 확보하고 좁은 곳에 인파가 몰리는 것을 막는 데 있다. 핼러윈 당일에는 이태원로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한다. 세계음식문화거리 등 좁은 골목에는 일방통행 유도선과 접이식 분리대를 설치해 동선을 나누고, 업소 앞 대기 줄이 보행을 가로막지 않도록 관리한다.

 

서울시는 관리대상 14개 지역의 인파감지 폐쇄회로(CC)TV 361대로 밀집 상황을 살핀다. 이태원 등 중점관리지역 8곳에는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현장합동상황실을 운영한다. 주요 지하철역에 인파가 집중되면 출입구 통제와 열차 무정차 통과를 시행한다.

 

참사 4주기를 앞둔 이태원에는 기억과 안전의 문장이 함께 걸려 있다.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한다. 누군가는 골목으로 들어서고, 누군가는 지하철 계단을 내려간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하루를 보내고 무사히 돌아가는 일. 거리에 내걸린 약속은 그 평범한 일상 속에서 지켜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