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올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핵심 계열사 수장을 교체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회장이 경영일선 전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신세계그룹이 럭셔리 호텔 브랜드 ‘아만’ 출범, 워너브러더스 지분 인수 등 공격적인 활동을 나서는 가운데 정 회장의 활동반경이 더욱 넓어졌다는 평가다.
◆정용진 전면에…40대 임원 비중 18%
신세계그룹은 23일 이마트, SSG닷컴, 신세계야구단 등 3곳의 수장을 교체하는 등 2027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우선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이마트 겸 SSG닷컴 대표를 맡는다.
김 대표는 이마트 상품본부장을 거친 그룹 내 대표적인 ‘MD·영업 전문가’다. 신세계TV쇼핑 대표 재임 당시 영업손실을 흑자로 전환했고, 2022년부터는 신세계까사의 수익성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마트 조직 내부의 신망이 두텁고, 리스크 관리에 실력을 발휘해온 점도 이번 발탁 인사의 이유로 보인다. 김 대표는 SSG닷컴 대표도 겸임하는 만큼 두 회사의 옴니채널 전략 등 온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그룹에는 흔히 있는 경영전략실장 자리는 공석이다. 대신 인사와 감사를 총괄하는 경영지원총괄에 최택원 대표를, 홍보와 대관을 책임지는 대외협력본부장에 박승학 부장을 배치했다.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은 유임했다. 정 회장이 이마트 대표이사 내정이 확실시 된 상황에서 경영전략실장 자리를 공석으로 둔 것이다. 정 회장의 그룹 장악력을 좀 더 높이는 한편, 현장 경험이 풍부한 실무진들을 경영전략실 핵심인사로 배치해 정 회장을 보좌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SMPMC의 기인주 대표가 내정됐다. 2028년 청라 돔구장 개막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는 1960년대생 임원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40대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업 영역 확장 과정에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무형 리더십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수시 인사를 단행해 조직 쇄신 작업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조직에 ‘혁신 DNA’를 심고, 세대교체를 통해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백화점 부문은 안정 기류…CJ올리브영 인사 영입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에선 안정감에 방점이 찍혔다. 백화점 부문을 맡고 있는 박주형 ㈜신세계 대표와 면세점 분야 이석구 신세계디에프 대표, 아울렛을 운영하는 김영섭 신세계사이먼 대표 모두 유임됐다. 매출이 고성장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김낙현 점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백화점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만큼 경영진 교체보다는 조직 안정을 통해 수익성 기반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까사 대표에는 외부 인사인 허민호 대표가 영입됐다. 허 신임 대표는 CJ올리브영 대표를 10년간 맡아 매장 수와 매출 증대에 큰 역할을 한 인사로 향후 까사미아, JAJU 사업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 부문과 코스메틱 부문으로 재편, 김덕주 현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패션 부문을 맡고 허 대표가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 대표를 겸직한다.
올해 상반기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스타벅스 운영사 SCK컴퍼니에 디지털담당과 정보보안센터를 신설했다. 음료·푸드를 맡은 식음개발담당을 카테고리담당으로 재편해 MD(굿즈상품)도 함께 담당하도록 했다. 내부 통제와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그룹 전체 조직도 개편했다. 이마트와 조선호텔앤리조트 정보보안담당 조직을 정보보안센터로 격상하고 이마트24에는 컴플라이언스담당, 정보보안센터 신설했다.
신세계그룹은 “새로운 리더들의 전진 배치는 신세계그룹이 추진해 온 업무역량과 성과 기반 인재양성 시스템이 반영된 결과”라며 “앞으로도 오로지 '능력'과 '실력'만 평가해 발탁 인사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