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18만명 이상 준 가운데 정보통신업에서 감소세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취업자 수는 청년인구 감소에 따라 추세적으로 줄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 취업자 수 감소 속도가 인구 감소 속도를 웃돌면서 청년 고용률은 29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업 지원 예산을 올해 3조6000억원에서 내년 5조1000억원으로 40% 이상 확대키로 했지만 청년 고용시장 부진에 기업들의 경력 선호, 인공지능(AI) 일자리 대체 등 구조적 원인이 자리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25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펴낸 ‘2027년 NABO 경제전망’을 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청년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만7000명 감소했다. 산업별로 보면 정보통신업에서 5만8600명이 줄어 감소율이 23.2%에 달했다. 이어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3만4200명,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에서 2만9300명 각각 감소했다. 반도체 초호황에도 전체 제조업 고용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제조업에서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2만8200명 감소했다. 또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도 청년층 취업자는 2만2800명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가 증가한 산업은 기간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1만3800명) 정도가 눈에 띄었다.
취업자 감소는 두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우선 인구 감소세다. 청년인구는 2022년 8월 853만1000명에서 올해 8월 777만6000명으로 75만5000명(8.9%) 줄었다. 문제는 취업자 수 감소 속도가 인구 감소 속도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경기 회복세에도 청년층을 찾는 기업들의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고용률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청년층 고용률은 9월 44.0%로 전년 동월 대비 1.1%포인트 하락하는 등 29개월 연속 뒷걸음질 했다.
청년층 고용시장 부진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일단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공채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경기 전망이 부진하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청년 신입을 뽑지 않으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보통신업의 경우 올해 8월 기준 전체 취업자는 2만8000명 증가한 반면 청년 취업자는 7만5000명 줄며 상반되는 흐름을 보였다.
AI 역습도 청년 고용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미국 사례이긴 하지만 스탠퍼드 디지털 경제연구소의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급여처리회사 ADP 자료를 활용해 AI 크게 노출된 직종에서 22~25세 청년층 고용이 감소(19%)했음을 확인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고객서비스 담당자처럼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서 청년층 고용이 뚜렷하게 줄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도 있다. 한은의 ‘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를 보면, 지난 4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8만5000개 줄었는데, 이 중 26만8000개가 정보서비스업 등 AI 고노출 업종으로 분석됐다.
청년층 취업자 전망은 올해 하반기에 더욱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8월에 발표한 ‘고용동향브리프’를 보면, 올해 하반기 취업자 수는 18만5000명 증가해 상반기(10만8000명)보다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청년층의 경우 상반기에 15만7000명 감소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20만9000명 줄 것으로 예측됐다. 60세 이상에서 상하반기에 각각 49만5000명 늘 것으로 예측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셈이다.
세수 호황으로 당분간 살림살이 걱정을 던 정부는 재정을 투입해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청년 고용부진 해소를 위한 청년 일자리 및 창업 지원 예산은 올해 3조6000억원에서 내년 5조1000억원으로 41.6% 확대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최근 의료로봇 스타트업 메디인테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민간이 자발적이고 지속가능하게 일자리를 창출하는 구조가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정 지원이 강조되고 있는 반면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등을 위한 개혁 방안은 제대로 논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공공기관에서조차 직무급 전환에 속도가 나지 않는 등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개선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194만원으로 역대 최대치(2026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역시 고착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