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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 받으려 스벅 갔는데”…커피 굿즈는 어떻게 진화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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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에서 레디백 등…취향·소장 욕구 공략
적립형 사은 행사에서 상품 자체 판매로 확장

“2011년이었나, 저거 때문에 스벅만 다니고 스티커 모으고 그랬는데.”

 

2016년 12월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플래너 역사’ 게시글에 담긴 2004~2007년 증정 플래너 사진. 스타벅스 코리아 페이스북 캡처
2016년 12월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플래너 역사’ 게시글에 담긴 2004~2007년 증정 플래너 사진. 스타벅스 코리아 페이스북 캡처

 

2016년 12월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플래너 역사’ 게시글에 한 누리꾼이 남긴 댓글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당시 “2004년부터 시작된 커피전문점 플래너의 조상, 스타벅스 플래너”라며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출시한 플래너 사진을 공개하고 “이 중 몇 개의 플래너를 만나보셨나”라고 물었다.

 

게시글에는 “스벅의 역사다”, “포장을 한 달 넘게 안 뜯은 적도 있다”, “나는 3개 모았다” 등 추억을 공유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2010년부터 플래너를 모아 자녀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누리꾼의 이야기도 눈길을 끌었다.

 

커피를 마시고 스티커를 모아 다이어리를 받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한 브랜드를 꾸준히 찾는 이유가 됐던 셈이다. 오늘날 커피 프랜차이즈의 굿즈 마케팅은 이처럼 음료 구매를 사은품으로 연결하는 방식에서 출발해 가방과 캠핑용품, 캐릭터 상품 등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플래너 증정 행사는 2003년 겨울 시작됐다. 이후 연말을 대표하는 고객 사은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2013년에는 종이 스티커 대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적립하는 e-프리퀀시 시스템을 도입했다. 여름 행사도 확대하면서 계절마다 새로운 증정품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2016년 12월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플래너 역사’ 게시글에 담긴 2008~2012년 증정 플래너 사진. 스타벅스 코리아 페이스북 캡처
2016년 12월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플래너 역사’ 게시글에 담긴 2008~2012년 증정 플래너 사진. 스타벅스 코리아 페이스북 캡처

 

변곡점 중 하나는 2020년 여름이다. 스타벅스가 캠핑용 의자 ‘서머 체어’와 보조가방 ‘서머 레디백’을 선보이면서 특히 핑크색 레디백이 큰 관심을 받았다. 음료 구매를 통해 얻는 사은품이 단순한 부가 혜택을 넘어 소비자가 직접 갖고 싶어 하는 상품으로 부각된 사례다.

 

커피업계의 마케팅이 플래너를 넘어 가방과 생활용품 등으로 다양해진 시점이다.

 

스타벅스는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음료 17잔 구매 시 포터블 스피커와 플래너 등을 제공하는 프리퀀시 행사를 지난 22일부터 시작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2024 겨울 e-프리퀀시’ 사은품 플래너 사진.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코리아의 ‘2024 겨울 e-프리퀀시’ 사은품 플래너 사진.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도 유사 전략을 활용했다.

 

2020년 연말 행사에서 투썸플레이스는 신제품 음료 2잔을 포함해 음료 총 15잔 구매를 조건으로 플래너와 텀블러, 문구류 등을 묶은 ‘2021 데일리키트’를 증정했다. 탐앤탐스는 디자인 상품 판매업체 텐바이텐과 협업한 플래너를 선보였고, 할리스는 영화 ‘해리포터’ 협업 굿즈와 플래너를 내놨다.

 

커피빈은 가방을 결합한 다이어리 세트를, 파스쿠찌는 소비자가 직접 꾸밀 수 있는 플래너 키트를 선보였다. 이디야커피도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한 다이어리 세트를 증정하는 등 연말 플래너 경쟁에 참여한 바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핑구’ 2차 협업 굿즈. 투썸플레이스 제공
투썸플레이스의 ‘핑구’ 2차 협업 굿즈. 투썸플레이스 제공

 

최근에는 굿즈를 얻기 위해 음료를 반복 구매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상품 자체를 구매하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투썸플레이스는 여러 브랜드와 캐릭터의 특징에 자사만의 감성을 더한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5년에는 ‘월레스와 그로밋’과 패션 브랜드 Lee의 협업 키링, 디즈니코리아의 ‘미키와 친구들’ 캐리어와 쁘띠 텀블러 등을 출시했다. 올해도 핑구 피규어 키링과 가나디 텀블러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투썸플레이스의 굿즈는 스탬프 적립이나 누적 구매 실적 없이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상품은 앱 사전예약이나 음료 구매 연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정해진 잔수를 채워 사은품을 받는 방식과 달리 캐릭터와 디자인, 실용성을 앞세워 상품 자체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전략이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굿즈는 브랜드 로고를 알리는 판촉물을 넘어 소비자의 취향과 소장 욕구를 겨냥하는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음료 구매 대가로 받던 플래너가 브랜드를 찾는 이유가 되고, 한정판 가방과 캐릭터 상품이 별도의 구매 대상으로 떠오른다.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굿즈 경쟁은 한 잔의 음료를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소비자의 일상에 브랜드를 남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