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참석 중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을 바꾼 가운데, 실제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미 전문가들의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제니 타운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조만간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꽤 작다’면서 50%보다 훨씬 작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타운 연구원은 “문제는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지가 아니라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 완화와 비핵화 논의 배제 등의)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는지이고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이 그 정도까지 나아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타운 연구원은 또 통상 협상 과정을 통해 확보되는 성과들을 북한이 협상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당장 이를 얻어낼 수 없다면 미국과의 만남에 대한 시급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심지어 정상회담을 10% 미만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이 10월 하순이고 에이펙을 계기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아마 10% 미만일 것”이라며 내달 초 중간선거 이후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다른 분야로 분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보여주는 무언가를 원할 것이라면서 내년 초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좀 더 준비된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내놓는다면 북한이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얘기다.
판다 연구원은 회담이 성사될 경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이나 평양 공항의 활주로, 중국 베이징이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이 다양한 방식의 무력시위를 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곤란하게 할 수 있는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각종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을 좀 더 진지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도 지금 미국을 시험해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