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의 세율을 높이면 주택 임대료가 올라 임차인에게 세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의견이 나왔다. 종부세율 인상이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이론적 기대와 달리 금리나 소득, 주택공급 등의 요인이 더해져 정책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5일 재경위에 따르면 이정은 재경위 수석전문위원 명의로 최근 공개된 조세분야 법률안 검토보고서는 종부세법 개정안에 대해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정부의 종부세법 개정안에는 과세표준(과표) 6억원을 넘기는 구간의 세율을 현재보다 높이는 계획이 담겨 있다. 현재 1.0%가 적용되는 ‘과표 6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구간의 세율을 2028년 이후 1.3%로 올리고, ‘12억원 초과’ 4개 구간에는 2주택 이하 보유자의 세율을 0.7∼2.3%포인트 높인다.
재경위는 보고서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높은 보유세 부담은 임대인의 비용 증가로 이어져 임대료 인상 등의 형태로 임차인에게 세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정책 목표와는 달리 오히려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등 전월세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보고서는 종부세가 ‘실현된 소득’이 아닌 ‘자산 가격’을 기준으로 과세한다는 점에서 “납세자의 단기소득 및 현금흐름과 괴리된 세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조세저항을 유발하거나 정책 효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종부세율 인상으로 인한 보유비용 증가는 이론적으로 주택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야 하지만, 주택가격 결정에는 조세부담 외에도 금리·소득·주택공급·금융여건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세율 인상의 정책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며 “정책 효과가 기대한 시점에 충분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종부세 기본 공제금액을 거주 여부에 따라 차등 설정한 것에는 “수도권 전월세 시장에의 공급이 감소하고 임대료가 상승하는 등 임차인에게 세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나 수도권 쏠림 현상 심화 가능성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종부세법 개정안은 다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을 ‘5억원×(거주주택가액÷주택가액합계액)+4억원’으로 규정하는데, 이 같은 산식이 기본공제액을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수도권 주택에 거주하도록 다주택자를 유인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재경위는 “이에 따라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수도권 전월세 시장의 공급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공급 감소로 인해 임대료가 상승할 수 있으며, 늘어난 세부담을 임대료에 반영함에 따라 임차인에게 세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과표에 영향을 주는 공정시장가액비율 하한을 60%에서 70%로 올리는 계획에는 “세율 인상과 중첩돼 현금흐름에 제약이 있는 고자산-저소득 가구의 세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을 상향한 만큼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주택을 가진 자들에 대하여 세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1세대 1주택자가 집을 팔 때 최대 80%의 공제를 적용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고, 현재 무제한인 공제액을 2029년부터 10억원으로 제한하는 소득세법 개편안도 발의했다. 재경위는 실거주 중심의 주택 보유를 유도하고 과세 형평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개편에 관한 찬성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키고 시장 내 매물 공급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역효과 가능성을 거론했다.
재경위는 “장특공제를 기대하면서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는 납세자의 기대이익과 신뢰를 보호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을 전하며 개편에 앞서 유예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을 조명했다. 아울러 거주자를 우대하도록 종부세와 장특공제를 개편할 때 직장·학업 등 부득이한 사유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