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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교육청, ‘교육전문위원 소속’ 갈등

고의숙 교육감 첫 조직개편안 ‘부결’
제주도의회 “의회 사무처로 정원 이관해 독립성 보장”
송영훈 의장 “사전 협의 없어…경시” 질타
고의숙 교육감 “교육의원 제도 일몰 후 교육위 전문성·독립성 위축 우려”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전문위원(4급) 소속을 도교육청에서 도의회 사무처로 변경하는 방안을 둘러싼 마찰 끝에, 고의숙 제주도교육감의 첫 조직개편안이 결국 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5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제주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과 제주도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각각 부결됐다.

제주도의회 교육행정질문에 답변하는 고의숙 제주교육감.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교육행정질문에 답변하는 고의숙 제주교육감. 제주도의회 제공

두 안건은 앞서 상임위원회인 교육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되었으나, 이례적으로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됐다. 교육전문위원실 소속 및 인사권 이관 문제를 둘러싼 기관 간 이견이 발목을 잡았다.

 

표결 결과 행정기구 설치 조례안에 대해서는 재석의원 41명 중 찬성 4명, 반대 28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공무원 정원 조례 표결에서 찬성 5명, 반대 28명, 기권 8명으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고의숙 교육감이 내년 적용할 계획으로 준비해온 조직개편안은 일단 제동이 걸렸다.  내년 시행을 위해서는 최소 연내 의결이 돼야 하는데, 전문위원 소속 변경 문제에 대한 의회와의 합의점 도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교육위원회 심사에서는 전문위원 소속 변경 내용이 빠진 공무원 정원 조례안을 그대로 의결해 본회의에 회부했다. 

 

교육위원회 김혜지 의원이 교육위원회에서 의결한 원안대로 처리해달라는 취지의 제안설명을 마치자, 의결 전 반대 토론에 나선 하성용 의회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도의회가 교육전문위원실 소속과 인사권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의견을 제시했으나, 교육청은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은 채 교육위원회에만 설명하고 조직개편안을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도의회 제공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도의회 제공

이어 “교육전문위원실 독립성 문제를 더 이상 미뤄둬선 안 된다. 이번 조직개편은 운영체계도 함께 논의할 기회였는데, 의회가 제기한 답은 미룬 채 교육청 개편안만 먼저 처리해달라고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기관 간 신뢰를 쌓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부결 이후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도 폐회사를 통해 “교육청은 주요 정책과 조직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의회와 충분히 소통해왔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의회와의 협의 없이 결정부터 알리는 방식은 도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라고 질타했다.

 

◆제주교총·전교조 “소속 변경 반대”

 

고의숙 교육감은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고 교육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사권 독립성 논란에 대해 “정원 이관을 즉시 수용하지 않은 것이 의회의 인사권 독립을 부정하거나 소통을 거부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 교육감은 “교육의원 제도 일몰 이후 교육위원회 전문성과 독립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교육 전문성과 독립성을 지탱하는 마지노선인 교육전문위원의 중요성이 더 커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대 토론하는 하성용 제주의회 운영위원장. 제주도의회 제공
반대 토론하는 하성용 제주의회 운영위원장. 제주도의회 제공

그러면서 “정원 이관을 전제로 한 소통이 돼서는 안 된다”며 “교육전문위원의 기능과 역할, 교육자치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학교 현장과 도민 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국 시·도 중 12곳이 왜 교육청 파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의회는 진지하게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역 교원단체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의원 제도가 일몰된 상황에서 교육위원회의 전문성 기반을 강화해야 하며, 의회의 독립성 확보가 전문위원 소속 변경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제주지부 역시 “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자율성은 존중하지만, 교육의원 제도가 사라졌더라도 교육자치까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