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옛 연인을 스토킹으로 신고해 경찰의 보호조치를 받았던 40대 여성이 해당 남성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당시 스토킹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고 이후 추가 스토킹 신고도 없었다며 ‘스토킹 살해’라는 표현에 선을 그었다. 다만 과거 신고와 이번 범행의 연관성은 범행 동기와 경위에 대한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40대 여성 B씨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25일 오전 7시 40분쯤 강원 강릉에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과거 연인 관계였던 두 사람 가운데 B씨는 전날 대전 중구의 한 공동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택을 찾은 가족이 오후 1시 55분쯤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A씨를 추적해 신고 접수 약 17시간 45분 만에 붙잡았다.
경찰이 공개한 신고 처리 자료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0월 10일 오후 10시 7분쯤 A씨의 전화와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연락과 관련해 스토킹 신고를 했다. 경찰은 스토킹처벌법 위반 사건을 접수하고 A씨에게 접근과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을 금지하는 긴급응급조치 1·2호를 결정했다.
B씨에게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112 시스템 등록과 주거지·직장 맞춤형 순찰 등 안전조치를 했다.
이후 B씨는 같은 해 11월 3일 경찰서를 방문해 A씨와 원만히 화해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며 스마트워치를 조기 반납했다. 경찰은 같은 달 25일 지속적·반복적인 스토킹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판단을 내려 사건을 불송치했다.
그해 12월 27일 오전 9시 58분쯤에는 두 사람의 말다툼과 관련한 112 신고가 다시 접수됐다. 이 신고는 경찰 자료에 ‘위험방지’로 분류됐다. 당시 B씨는 사소한 말다툼 중 112 신고가 눌렸다고 설명한 것으로 기록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피해 상황을 확인하지 못했고 두 사람이 출동 경찰관에게 사과하는 등 특이점이 없어 계도 후 종결했다고 밝혔다.
대전경찰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언론에 “지난해 10월 10일 1차 사건이 스토킹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불송치되었고, 그 이후 스토킹 신고는 없었다”며 ‘스토킹 살해’ 대신 ‘전 연인’ 또는 ‘전 여자친구 살해’로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확인된 것은 과거 스토킹 신고와 보호조치, 해당 사건의 불송치, 이후 별도 112 신고 이력이다. 이번 범행에 앞서 추가 접근이나 연락, 위협이 있었는지와 과거 신고가 범행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추가 수사로 규명할 부분이다. 당시 위험도 평가와 보호조치의 유지·종료 과정 역시 확인이 필요하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족에게는 전담요원을 통한 심리상담과 장례 지원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