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공석인 법무부 장관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균택·양부남 의원으로 압축됐다고 한다. 두 사람은 모두 고검장 출신의 친명(친이재명)계 호남 초선 의원이다. 검찰 조직과 형사사법 제도에 정통한 베테랑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사건 변호와 사법리스크 대응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 의원은 백현동·성남FC·대북송금 사건 변호인이었고, 양 의원은 민주당 법률위원장으로서 대응을 총괄했다. 법무장관의 막중한 책무가 국가 법질서와 법치주의 수호라는 점에서 이들이 적격 후보인지 의문이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으로 사퇴한 이후 후보군을 원점에서 다시 추려 왔다. 이 대통령은 두 의원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이며 조만간 인선할 방침이라고 한다. 법무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있다. 이를 이용한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시도를 의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더구나 이들은 그간 검찰의 조작 수사와 기소가 확인되면 공소취소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오지 않았는가. 양 의원은 민주당의 공소취소 추진위원회에까지 참여했다. 이들이 법무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되면 ‘공소취소용 장관’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본인 죄 지우기 임무를 완수할 인사를 찾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김 전 후보자 낙마의 주된 원인은 신약 로비 의혹이었지만,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주장해 법무장관 적격성 논란을 빚은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또다시 비슷한 성향의 인사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다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방어가 법무장관 인선의 기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소모적인 정치적 공방과 ‘방어용 인선’이라는 오해를 불식해야 한다. 법무부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지켜낼 수 있는 인물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물색해야 마땅하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으로 형사사법 체계가 중대한 전환기를 맞았다. 수사 공백과 혼란을 막고 새 제도를 안착시키려면 엄정한 법 집행과 국민 신뢰가 필수적이다. “법무부는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관리하는 사설 법률사무소가 아니다”라는 지적을 엄중히 새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