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현장 행보와 정책 메시지를 동시에 강화하며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며 발목을 잡았던 사법적 부담을 크게 덜면서 5선 서울시장이라는 행정 경험을 앞세워 보수 진영의 유력 주자로서 차기 대선과 당내 역할을 둘러싼 정치적 공간도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시장은 25일 서울 서초구 잠수교 일대에서 열린 ‘2026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마지막 행사에 참석하는 등 시정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전날에는 국회 사진기자 가족 체육대회와 이태원 참사 4주기 추모 행사 등에 잇따라 참석했다. 판결 직후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시정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만큼 재개발·재건축과 주택 공급, ‘서울형 야간경제’ 등 민선 9기 핵심 정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향후 정치 행보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특검이 상고 방침을 밝힌 만큼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다는 점은 변수다.
시정에 무게를 두면서도 중앙정치 메시지는 한층 선명해졌다. 오 시장은 24일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분열된 모습보다는 단합·통합된 모습일 때 국민 여러분께 위안을 드릴 것”이라며 “생각이 조금 다르고 철학이 다른 분들의 마음을 모으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통합과 외연 확장을 강조하면서 향후 당내 역할에도 여지를 둔 것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가운데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한 점도 당내 발언권을 뒷받침하는 정치적 자산이다. 당장 대선이나 당권 경쟁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시정 성과를 축으로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활동 반경을 넓히는 모습이다.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느라 제약을 받았던 기간을 지나 행정 성과와 정책 경쟁력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된 셈이다. 정부 부동산 정책에도 각을 세웠다.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월세 가격까지 오르는 상황을 거론하며 “해법은 실거주를 지나치게 강제하는 정책의 전환”이라고 했다.
다만 정비사업과 주택 공급 등은 중앙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 적지 않아 대정부 공세와 정책 조율을 함께 풀어야 한다.
당내에서는 오 시장의 활동이 외연 확장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우리가 외연 확장을 하지 않고는 앞으로 다가오는 선거에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목소리와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