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가 행정가로 변신했다. 경찰 출신으로 윤석열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좌천된 후 정치권에 입문한 류삼영 서울 동작구청장은 이제 용양봉저정 주변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본동에 있는 용양봉저정은 조선 시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에 참배하러 가는 길에 잠시 쉬었던 정자다.
류 구청장은 최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곳의 입지적 장점을 극대화해 우리 구를 상징할 ‘한강타워’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는 용양봉저정공원 일대 해발 약 90m 지점에 타워를 세우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한강타워 조감도 앞에서 “여의도 63빌딩부터 남산타워, 잠실의 롯데타워까지 180도 파노라마로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한강 조망 명소”라며 “‘용양봉’이라는 이름처럼 용이 휘감은 형태로 타워를 세우고 정조와 관련된 전시와 이벤트 공간을 넣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의도·반포·잠원·한강공원처럼 시민들이 한강 나들이를 떠올릴 때 동작의 한강타워도 자연스럽게 연상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구는 현재 한강타워 ‘타당성 조사 및 기본 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재정 투자 심사 등을 거쳐 재원을 마련하고, 서울시의 ‘노들섬 프로젝트’와도 연계할 계획이다. 류 구청장은 “맞은편에서 노들섬을 조망할 수 있는 한강타워가 노들섬 프로젝트의 완결판”이라며 “두 곳을 잇는 케이블카를 설치해 입체적인 수변 관광 거점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개발·재건축도 구의 ‘한강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한 핵심 과제다. 류 구청장은 취임 후 1호 결재로 ‘재개발·재건축 등 사업 촉진 방안’을 선택했다. 구에서는 현재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 사업 87건이 진행되고 있다. 류 구청장은 “여론조사 결과 주민 50% 이상이 신속한 재개발을 원했다”며 “대다수가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사업을 1순위로 두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열린 구청장실’을 통해 제기된 민원에서도 정비 분야가 60건으로, 전체 171건의 35%를 차지했다.
류 구청장은 지난 8월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정기회의에서 500가구 미만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해 달라고 서울시에 공식 제안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그는 “시에 정비구역 지정 심의를 올리면 25개 자치구 물량이 몰리면서 대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500세대 미만 정비사업의 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가 갖게 되면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견으로 인한 주민들 간 갈등은 여전한 과제다. 그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갈등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전문적으로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류 구청장은 주민들과 직접 만나서 하는 소통을 중시한다. 취임 당일인 7월1일 청사 출입 통제 시스템을 폐지하고 ‘열린 구청장실’을 열었다. 열린구청장실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화·목요일 ‘구청장 소통 데이’에는 오후 1∼3시 류 구청장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월·수요일에는 구청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주민 의견을 듣는 현장형 열린구청장실 ‘류퀴즈’를 진행한다.
류 구청장은 무분별한 민원이 늘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당장 뾰족한 답을 내진 못하더라도 주민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게 구청장의 역할”이라며 “내가 민원을 피하면 공무원들이 업무를 못할 정도로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직접 만나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전하는 분도 많다”며 “앞으로도 구민 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고 온 도시가 환하게 빛나는 구의 전성기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