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영의 머니볼]은 스포츠를 경기장 안의 스코어만으로 읽지 않는다. 선수와 팬, 기업과 자본, 기술과 시장이 얽혀 움직이는 스포츠 산업의 흐름을 데이터와 수치로 들여다본다. IT·인공지능(AI) 융합부터 스포츠 금융, 생활체육, 시니어 스포츠까지 전통적인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커지는 새로운 시장을 좇는다. 숫자에 담긴 돈의 흐름을 따라 스포츠 산업의 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읽고, 그 변화가 만들어갈 스포츠의 ‘다음’을 짚는다
파크골프가 고령층의 여가 활동을 넘어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야외 구장과 전용 용품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은 실내 스크린 시설과 이동형 장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용 인구와 관련 가맹점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소비가 발생하는 방식과 지역별 확산 양상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개인 고객의 신용·체크카드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파크골프 관련 가맹점 결제액은 2024년 상반기보다 약 110% 증가했다. 결제 고객 수는 약 120%, 결제 건수는 약 130% 늘었다. 분석 대상은 파크골프장과 스크린파크골프연습장, 파크골프용품점 등이다.
이용 빈도와 지출 규모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1인당 결제 횟수는 2년 전보다 2.4% 늘었지만, 1인당 결제액은 3.9%, 건당 결제액은 6.2% 감소했다. 한 번 이용할 때 지출하는 금액은 줄어든 반면 방문 횟수는 증가한 것이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지방자치단체의 시설 확충으로 저렴하게 파크골프를 즐길 여건이 마련된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소비는 50대 이상에 집중돼 있다. 전체 결제 건수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상반기 33.6%에서 올해 상반기 52.8%로 19.2%포인트 상승했다. 50대 비중도 같은 기간 28.2%에서 29.6%로 높아졌다. 두 연령층을 합하면 전체 결제 건수의 82.4%에 달한다.
대한파크골프협회 등록 회원 수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2020년 4만5478명이던 회원은 2021년 6만4001명, 2022년 10만6505명, 2023년 14만2664명, 2024년 18만3788명으로 늘었다. 2025년 말에는 22만9757명으로 집계돼 2020년보다 약 5.05배 증가했다. 2022년과 비교해도 3년 만에 115.7% 늘었다. 미등록 동호인까지 포함한 전체 참여 인구는 업계에서 약 40만~50만명으로 추산하지만, 공식 전수조사로 확인된 수치는 아니다.
공공 인프라도 확충됐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전국 파크골프장은 2020년 254곳에서 2025년 552곳으로 늘었다. 5년 사이 298곳 증가해 약 117.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6년 1월 기준 운영 중인 시설은 564곳으로 집계됐다.
민간 가맹점 증가세는 시설 확충과 별도로 카드 소비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신한카드 분석에서 올해 상반기 파크골프 관련 가맹점 수는 2024년 상반기보다 200.5% 증가했다. 수도권 증가율이 약 290%로 가장 높았고, 대전·세종·충청은 약 220%, 광주·전라는 약 210%를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 강원에서도 가맹점 수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실제 결제 건수 증가율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대전·세종·충청은 331.6% 늘어 수도권의 144.3%, 대구·경북의 122.8%를 크게 웃돌았다. 수도권 고객이 거주 권역 밖에서 파크골프 관련 가맹점을 이용한 경우에도 대전·세종·충청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야외 구장 중심의 수요는 실내 스크린 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스크린파크골프 업체 GTR에 따르면 이 회사 회원은 2023년 약 4400명에서 2026년 9월 5만2000명을 넘어섰다. 3년 사이 10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두 곳이던 매장도 전국 210곳으로 확대됐다. 마실파크골프 역시 회원 2만2000명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보도됐다.
스크린파크골프는 상대적으로 낮은 초기 설치비를 앞세워 창업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업계 관계자는 전국 스크린파크골프 매장이 400곳에 못 미치는 반면 일반 스크린골프 매장은 1만여 곳이라고 설명했다. 한 타석 설치비는 스크린파크골프가 약 2500만원, 일반 스크린골프가 약 7000만원으로 제시됐다. 단순 비교하면 스크린파크골프의 설치비는 일반 스크린골프의 35.7% 수준이다. 게임 이용료는 1인당 약 8000원으로 소개됐다. 실제 비용과 수익성은 장비·매장 규모와 운영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업 모델도 매장형 시설에 국한되지 않는다. 스포츠용품 기업 낫소는 고화질 그래픽과 센서를 적용한 이동형 스크린 파크골프 부스를 선보이고,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복지시설 등을 대상으로 공급에 나섰다.
다만 이용자와 결제액의 증가가 산업 전체의 수익성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카드 결제액은 관련 가맹점에서 발생한 소비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로, 용품 제조·유통과 시설 운영, 장비 판매를 아우르는 전체 시장 매출과는 다르다. 공공 구장도 조성 이후 잔디 관리와 시설 유지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파크골프가 특정 마니아층의 전유물이 아닌, 더 많은 사람이 더 가까운 곳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소비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파크골프의 인기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