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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있는 집값만 300배 차이…상위 20% 부동산 쏠림에 자산 격차 68.6배

비거주·투자용 주택 합산 시 실제 격차 더 커질 듯…“주거 안정 대책 시급”
서울 시내 강북 아파트 모습. 뉴시스
서울 시내 강북 아파트 모습. 뉴시스

 

자산 상위 20%와 하위 20%가 실제로 거주하는 주택의 가격 차이가 290배까지 벌어지며 2017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주 주택 격차가 벌어지면서 전체 자산 격차 역시 68.6배로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소득 격차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흐름과 달리, 부동산에 기반한 자산 양극화는 심화하는 양상이다.

 

2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자가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은 239만 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9.1% 하락하며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당 통계는 가구가 기준 시점에 실제 보유하며 살고 있는 주택만 집계한다. 무주택 세입자이거나 보유 주택에 직접 살지 않는 경우에는 가격이 0원으로 처리된다. 1분위 가구 중 거주 주택을 보유한 비율은 6.6%에 그쳐 전년 대비 0.8%포인트 축소된 역대 최소치를 나타냈다. 무주택자 비중이 늘면서 평균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 상위 20% 거주 주택 6억 9341만 원…격차 290.1배로 확대

 

반면 자산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은 6억 9341만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7.7% 오른 수치다. 2022년(7억 4635만 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5분위 가구의 자가 거주 주택 보유율은 82.5%에 달했다. 5분위 내 주택 보유 가구의 주택 가격 중앙값도 7억 2000만 원으로 2.9% 상승했다.

 

이에 따라 1분위 대비 5분위의 거주 주택 가격 배율은 290.1배에 달했다. 1·5분위 거주 주택 가격 배율은 2017∼2018년 146배 안팎에서 2022년 245.5배까지 올랐다. 2023년 215.1배로 일시적 축소세를 보였으나 2024년 244.9배로 반등한 뒤 지난해 역대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 전체 자산 격차 68.6배 ‘역대 최고’…소득 불평등과 대조

 

주거 자산 불균형은 전체 자산 격차 확대로 직결됐다. 거주 주택을 포함한 1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은 2588만 원으로 1년 새 2.9% 줄었다. 같은 기간 5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은 17억 7615만 원으로 7.5% 늘었다.

 

그 결과 1분위 대비 5분위 자산 배율은 68.6배로 치솟았다. 종전 최대치였던 2022년의 64.0배를 넘어선 수치다.

 

이는 소득 분배 지표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지난해 소득 1분위 대비 5분위의 경상소득 격차는 11.2배, 처분가능소득 격차는 9.8배였다. 2017∼2019년 경상소득 격차가 12∼13배, 처분가능소득 격차가 11∼12배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소득 불평등은 완화세를 보인 셈이다. 근로·사업 소득보다 서울 등 핵심지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자산 양극화를 주도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상위 가구가 보유한 투자·임대 목적의 비거주용 주택까지 감안하면 실제 부동산 자산 격차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더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전문가들 “공급·세제·주거복지 아우르는 종합 대책 필요”

 

시장에서는 단순한 집값 안정 대책을 넘어 취약 계층의 주거 안전망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도 부동산 양극화 해소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자산 가격이 결국 시장에서 형성되다 보니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며 “단순 집값 안정에만 매몰되기보다 전월세 임차 주택 확대와 청년·신혼부부 공공분양 공급 등 주거 취약 계층 지원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산 불평등과 보유세 중장기 개편 과제’ 보고서에서 “한국은 가계 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에 편중돼 지역·세대 간 자산 격차 확대 압력이 구조적으로 크다”고 짚었다.

 

이어 “보유세 개편은 장기적으로 주택 수 중심 차등 과세를 줄이고 가액 기준으로 전환하는 단계적 접근이 요구된다”며 “거시금융 환경, 가계 자산 포트폴리오, 주거복지와 주택 공급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종합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