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해상에서 마약밀매조직의 마약을 운반한 80대 남성이 22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그가 운반한 마약만 4조8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경찰청은 부산해양경찰서와 합동으로 마약류 운반 혐의를 받는 80대 A씨를 아프리카 가나에서 지난 20일 송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남미 공해상에서 코카인으로 추정되는 마약류 5385㎏(시가 4조8000억원 상당)을 총 5차례에 걸쳐 운반한 혐의를 받는다. 이 마약은 아프리카계 마약밀매조직에 전달됐고 A씨는 그 대가로 운반비를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마약 운반이 이뤄진 원양어선은 외국 국적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선장 등 선원은 한국인이었다. 해경은 이 원양어선이 일명 편의치적선(便宜置籍船)으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제3국에 선박을 등록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관리·감독 책임자였던 A씨는 함께 승선한 선장 등 한국인 공범들이 마약을 운반하다 붙잡혀 사법 처리를 받자 가나로 도주했다. 그는 이곳에서 2004년부터 22년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나머지 공범들은 이미 국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해경은 공범들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A씨의 존재와 혐의를 특정했다. 이 때문에 2023년 7월에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 수배가 요청됐다. 경찰과 해경은 가나 경찰과 정보 공유 및 공조수사로 3년 만에 A씨의 현지 소재를 확인했다.
주가나대사관의 협력을 통해 현지 경찰은 A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했고 A씨는 강제 추방돼 국내 송환이 이뤄졌다. 해경은 A씨의 신병을 인수받아 유치장에 입감했다. 구체적인 마약류 운반 경위와 대가 수수 내역, 마약밀매조직과 연관성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청과 해양경찰청은 “이번 송환은 양 기관과 현지 대사관, 가나 관계 당국 간 긴밀한 공조가 이뤄낸 성과”라며 “앞으로도 해외로 도피한 중대 해상범죄 피의자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