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 아들을 수개월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2세 부부가 아이 사망 후 “24시간 굶은 듯. 알 바 아니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부부는 아이의 상태가 사망할 만큼 심각한 줄 몰랐다며 살해 혐의를 부인했다.
대전지법 제13형사부는 26일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유기·방임)과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동갑내기 부부 A(22)씨와 B(22·여)씨에 대한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들 부부는 수개월간 PC방에 가거나 여행을 떠나는 등 140차례에 걸쳐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숨지기 전 아이의 몸무게는 신생아 수준인 3.68㎏에 불과했고, 신체 일부에서는 구더기가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검찰은 부부가 아이 사망 후 “인생에 도움이 안 된다. 법원에 가게 생겼다”, “24시간 굶은 듯. 알 바 아니다”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경위를 물었다. 부부는 “별생각 없이 말한 것 같다”고 답했다.
부부는 아이가 사망 전날 혈변을 보고 눈을 맞추지 못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는데도 “장염인 줄 알고 진통제를 먹였다. 갈수록 혈변이 적었고 상태가 매우 심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이의 신체 일부에서 구더기가 발견된 데 대해서는 “기저귀는 자주 갈아줬다. 습진이 좀 있었다”며 정확한 경위를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아이에게 애정이 전혀 없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했다.
검찰은 부부가 아이 사망 직후 혈변이 묻은 기저귀를 버리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삭제하려 한 점을 들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부부는 “전부 제 잘못인 것 같아 불안해서 그랬다”며 부인했다. B씨는 산후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3일 증거조사를 한 차례 더 진행한 뒤 재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