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칸 외식 브랜드 치폴레에 이어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지, 일본 생도넛 브랜드 아임도넛까지 해외 유명 식음료 브랜드들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모이고 있다.
강남역과 성수동 등 주요 거리 상권에서 인지도를 쌓은 뒤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백화점 역시 인기 외식 브랜드를 유치해 쇼핑뿐 아니라 식사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고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치폴레 한국 운영사 에스앤씨레스토랑홀딩스(S&C)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스위트파크에 국내 두 번째 매장인 강남신세계점을 선보인다.
지난 9월 2일 서울 강남대로에 아시아 첫 매장이자 국내 1호점을 연 데 이어 약 두 달 만에 백화점으로 영업망을 넓히는 것이다.
신규 매장은 총 98석 규모다. 부리또와 부리또 볼, 타코, 샐러드, 퀘사디아 등 기존 매장과 동일한 메뉴를 판매한다. 고객은 치킨과 스테이크, 소고기 바바코아, 돼지고기 카르니타스 등 6종의 단백질 메뉴를 선택하고 밥과 콩, 살사, 토핑 등을 취향에 맞게 추가할 수 있다.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서비스도 도입했다. 공식 앱 '치폴레 코리아'에서 미리 주문하고 원하는 시간에 제품을 찾아가는 픽업 서비스를 운영한다. 매장에 설치된 태블릿으로 대기 등록을 하면 입장 10분 전 알림도 받을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메뉴 선택에서도 미국과 차이가 나타났다. 운영사에 따르면 강남대로점에서 바바코아와 카르니타스의 판매 비중은 미국 시장보다 약 5배 높았다. 과카몰레를 추가한 고객 비중도 60%를 넘어섰다.
치폴레는 개점 당일 선착순 150명에게 키링을 증정하고 11월 3일까지 구매 고객에게 브랜드 스티커를 제공한다.
치폴레에 앞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입점한 해외 브랜드도 있다.
중국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 차지(CHAGEE)는 지난 7월 16일 스위트파크에 국내 첫 백화점 매장을 열었다. 지난 4월 30일 서울 강남과 용산, 신촌에 직영점 3곳을 동시에 선보이며 한국에 진출한 지 약 두 달 반 만이다.
차지는 찻잎을 우려낸 밀크티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 브랜드다. 강남과 신촌 등 거리 상권에서 출발해 백화점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국내 일곱 번째 매장으로 문을 열었다.
일본 생도넛 브랜드 아임도넛(I'm donut?)도 같은 전략을 택했다.
아임도넛은 지난 6월 30일 스위트파크에 브랜드 최초의 백화점 매장을 선보였다. 서울 성수동과 홍대에 이어 국내 세 번째 매장이다.
약 105㎡ 규모의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도넛 반죽과 제조 과정을 볼 수 있는 오픈 키친을 갖췄다. 신세계 강남점에서만 판매하는 한정 메뉴 15종도 마련했다.
특히 해당 매장은 일본을 포함한 브랜드 전체 매장 가운데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유통시설에 입점한 첫 사례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신세계 강남점으로 모이는 배경에는 백화점의 집객력이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2025년 연간 거래액 3조6720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3조원을 넘어섰다. 고속터미널역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센트럴시티가 연결돼 쇼핑객뿐 아니라 이동 중 식사를 찾는 소비자까지 유입되는 입지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백화점 입점은 의미가 있다. 거리 매장에서 확보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기존 고객 외에 가족 단위 쇼핑객과 직장인, 외국인 관광객 등으로 고객층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식음료 매출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신세계백화점의 외국인 고객 식음료 매출은 전년 대비 6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 역시 식품관과 식당가의 외국인 매출이 올해 약 50% 늘었다.
치폴레의 매장 확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현지 취재를 통해 치폴레가 오는 12월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국내 3호점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다만 해당 점포의 최종 개점 일정은 공식 확정 여부를 추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외 외식 브랜드들이 서울 주요 상권에서 잇따라 매장을 확대하는 가운데 백화점 식품관이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출점지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이보다 앞선 2024년 2월 15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파크에 국내 3호점을 열었다.
서울 강남과 여의도에 이어 선택한 곳이 백화점이었다. 매장 규모는 약 316㎡, 좌석은 116석이다. 당시 운영사 에프지코리아는 고속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전국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출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스위트파크에서는 미국의 치폴레와 파이브가이즈, 중국의 차지, 일본의 아임도넛이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게 됐다.
브랜드마다 판매하는 음식은 다르지만 출점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강남과 성수 등 주요 상권에서 확보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백화점 고객까지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백화점도 인기 외식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 방문객을 늘릴 수 있다. 다만 신규 매장 개점 초기의 대기 행렬이 장기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