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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후유증, 마비된 쪽만 문제 아니다…반대쪽 관절도 주의

편마비 환자, 건강한 쪽 팔다리 과사용…손목·어깨·허리 부담 커져
근골격계 통증은 재활 방해 요인…전신 관리와 꾸준한 운동 중요

뇌졸중은 발병 직후의 위기를 넘겨도 다양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대표적인 후유증인 편마비가 발생하면 마비된 쪽 팔다리를 제대로 쓰기 어려워 반대쪽에 의존하는 생활이 이어진다. 

 

편마비 환자가 한의치료와 재활운동을 병행하며 후유증을 극복하고 있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편마비 환자가 한의치료와 재활운동을 병행하며 후유증을 극복하고 있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 과정에서 손목과 어깨, 허리, 무릎 등에 부담이 쌓이고 신체 균형이 무너질 수 있어 마비된 부위뿐 아니라 몸 전체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오는 29일은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뇌졸중 예방과 위험성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날인 만큼 발병 이후 환자들이 겪는 후유증과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뇌경색 환자 4명 중 1명 후유장애…건측 과사용 주의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이 중 뇌경색은 전체 뇌졸중의 약 80%를 차지하며, 발병 후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대한뇌졸중학회의 ‘한국뇌졸중등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뇌경색 환자 4명 중 1명은 혼자 거동하기 어려울 정도의 후유장애를 남긴 채 퇴원한다. 대표적인 후유증인 편마비는 손상된 뇌의 반대편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으로, 걷거나 물건을 잡는 등 일상생활 전반에 어려움을 준다.

 

편마비가 발생하면 신체를 사용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오른팔이 불편해지면 왼손으로 식사하거나 옷을 입고, 한쪽 다리에 힘이 빠지면 반대쪽 다리에 체중을 실어 걷게 된다.

 

의학적으로 마비된 쪽은 ‘환측’, 마비되지 않은 쪽은 ‘건측’이라고 한다. 건측의 사용량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현상을 ‘건측 과사용’이라고 하며, 이런 움직임이 반복되면 신체 균형이 무너지고 어깨와 허리, 무릎 등에 부담이 쌓여 근골격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배영현 일산자생한방병원 원장이 뇌졸중 후유증을 겪는 환자에게 추나요법과 약침 치료를 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배영현 일산자생한방병원 원장이 뇌졸중 후유증을 겪는 환자에게 추나요법과 약침 치료를 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 지팡이 사용은 손목 신경에 부담…비대칭 보행은 허리 통증 유발

 

지팡이에 의존해 걷는 편마비 환자는 손목과 팔꿈치 건강에도 주의해야 한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지팡이를 움켜쥔 손목과 팔꿈치에 체중이 실리기 때문이다. 압박이 반복되면 손목 주변 신경에 이상이 생겨 손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질 수 있다.

 

국제학술지 ‘뇌졸중 및 뇌혈관질환 저널(Journal of Stroke and Cerebrovascular Diseases)’에 게재된 해외 연구에서는 지팡이나 목발을 사용하는 남성 편마비 환자의 43%에서 마비되지 않은 팔의 말초신경 이상이 확인됐다. 보행보조기구 사용 시간이 길수록 신경 이상이 나타나는 경향도 관찰됐다.

 

척추와 골반 건강도 살펴야 한다. 편마비 환자는 마비되지 않은 다리에 체중을 싣는 비대칭 보행을 하게 되며, 이로 인해 허리와 골반 주변 근육의 부담이 커져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1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해외 연구에서는 뇌졸중 환자의 요통 유병률이 45.4%로, 뇌졸중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의 37.2%보다 높았다.

 

뇌졸중 후유증인 경직도 신체 불균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경직은 신경계 손상으로 근육의 긴장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증상이다.

 

다리를 자연스럽게 구부리거나 펴기 어려워지고 발목 움직임도 제한돼 한쪽 다리를 바깥쪽으로 휘돌리며 걷는 등 보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러한 보행이 장기간 이어지면 골반과 척추의 균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척추의 올바른 정렬과 골반 비대칭 개선에 효과적인 ‘척추기립근 강화 스트레칭’. 자생한방병원
척추의 올바른 정렬과 골반 비대칭 개선에 효과적인 ‘척추기립근 강화 스트레칭’. 자생한방병원

◆ 통증 관리와 균형 운동 병행…재활 지속할 수 있는 환경 중요

 

뇌졸중 후유증을 줄이려면 꾸준한 재활 운동이 필수다. 하지만 건측 과사용으로 생긴 통증이 재활을 방해하기도 한다. 어깨나 허리, 무릎이 아프면 운동을 미루게 되고, 활동량이 줄면 근력이 약해지고 낙상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마비된 쪽의 회복뿐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과 통증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배영현 일산자생한방병원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뇌졸중을 ‘중풍’이라고 부르며, 마비된 부위뿐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을 함께 살피는 방식으로 후유증을 관리해 왔다고 설명했다. 침·약침,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는 근골격계 통증 완화와 척추·관절의 균형 회복에 초점을 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국제학술지 ‘메디신(Medicine)’에 게재한 연구에서는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무릎 관절염 환자의 무릎 통증 숫자평가척도(NRS·0~10)가 입원 당시 평균 5.40점에서 퇴원 시 2.96점으로 감소했다. 무릎 통증과 뻣뻣함, 신체 기능을 종합 평가하는 관절염지수(WOMAC·0~100)도 47.30점에서 30.10점으로 개선됐다.

 

일상에서 좌우 균형을 살피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척추기립근 강화 스트레칭’은 바닥에 엎드려 양팔을 머리 위로 뻗은 뒤 숨을 천천히 내쉬며 양팔과 다리, 머리, 가슴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다. 이어 수영하듯 왼팔과 오른다리, 오른팔과 왼다리를 번갈아 들어 올린다.

 

편마비 환자는 무리하지 말고 가능한 범위에서 천천히 시행해야 하며, 균형을 잡기 어렵다면 보호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배 원장은 “뇌졸중 환자와 보호자들은 마비된 팔다리의 회복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그동안 몸을 대신 지탱해 온 반대쪽 어깨와 허리, 무릎의 통증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통증을 방치하면 재활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지고 회복도 그만큼 더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뇌졸중 재활은 마비된 기능을 되찾는 과정인 동시에 지금 남아 있는 건강한 기능을 오래 지켜내는 과정이기도 하다”며 “전문적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는 등 건강한 쪽 몸을 아끼는 관리가 필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