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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날 잊으면 섭섭하지…찬바람과 반세기 지내온 호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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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개당 20원에 출시
누적 판매량 68억개 넘어
단팥부터 마라찜닭까지…다변화

“겨울에도 먹을 게 많아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기가 제법 차갑다”며 날씨가 쌀쌀해지니 여러 겨울철 간식이 생각난다는 글이 올라왔다. 어묵 등 겨울 하면 떠오르는 먹거리를 언급한 이 글에는 “슬슬 호빵 철이 된 것 같다”, “겨울철 간식은 호빵이랑 붕어빵이 대표적인 것 같다”, “우리 동네에 붕어빵 팔던 곳이 다시 문을 열었다” 등 댓글이 이어졌다.

 

지난달 31일 코스트코 광명점에서 호빵 판매 코너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지난달 31일 코스트코 광명점에서 호빵 판매 코너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아침 기온이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등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겨울철 간식 관심도 높아졌다. 차가워진 날씨에 따뜻하고 든든한 겨울철 먹거리가 입맛을 돋우면서 유통업계는 호빵과 어묵, 붕어빵 등 겨울 계절상품의 판매 시기를 앞당기면서 수요 선점에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요 편의점에서는 호빵 찜기를 설치한 매장이 눈에 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다양한 구매 후기가 이어진다. ‘X(엑스·옛 트위터)’ 등에서는 단팥·채소·피자 호빵 가운데 선호하는 종류를 묻거나 호빵이 돌아온 계절을 반기는 글도 찾아볼 수 있다.

 

호빵의 역사는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립의 전신인 삼립식품공업주식회사는 당시 겨울철 빵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증기로 찐 빵인 삼립호빵을 선보였다.

 

출시 당시 가격은 개당 20원으로 다른 빵류 가격(5원)보다 비쌌다. 하지만 출시 두 달여 만인 12월31일 하루 출하량이 100만개를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1972년에는 판매점용 찜통을 제작해 보급하면서 소비자가 가게에서 따뜻한 호빵을 사 먹는 유통 방식도 확산했다.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호빵의 속도 달라졌다. 단팥과 채소, 피자 등 익숙한 제품에 더해 매콤김치와 치즈, 마라찜닭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제품이 등장했다. 2023년에는 떡볶이와 마라찜닭, 고추잡채 등 식사대용을 겨냥한 제품군도 확대됐다. 간식으로 즐기던 호빵이 한 끼를 간편하게 해결하는 먹거리로 영역을 넓힌 셈이다.

 

편의점 자체 브랜드(PB) 상품도 호빵 판매 경쟁에 가세했다. GS25는 2024년 슈크림 호빵과 직화 고기 호빵을 PB 상품으로 선보였다. 같은 해 GS25에서 단팥 호빵의 판매 비중은 33.5%로 전년보다 5.3%포인트 높아졌다. 이색적인 맛을 찾는 수요가 이어지지만 전통적인 단팥 제품의 인기도 여전하다는 것을 알게 했다.

 

다만, 호빵을 둘러싼 소비 환경이 늘 우호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2022년 SPC 계열 사업장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 발생 후 불매운동이 확산하자 유통업체들은 삼립호빵 진열과 판촉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오랜 기간 겨울철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은 호빵도 기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호빵은 여전히 겨울철 대표 상품으로 불린다. 겨울철 스테디셀러로 삼립의 호빵 누적 판매량은 1971년 출시 후 68억개를 넘어섰다. 연 매출 규모는 약 1000억원이며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22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지난해 설명했다.

 

올해도 편의점 업계는 기온이 떨어지기 전부터 겨울철 먹거리 판매를 시작했다. CU는 지난달 6일부터 호빵기를 도입했고, 세븐일레븐도 같은 달 7일부터 호빵 판매를 시작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달 15~19일 호빵 매출은 직전 같은 요일 대비 75.2% 늘었다고 밝혔고, 지난 주말 코스트코 등 대형 할인점에서는 호빵 시식코너에 손님들이 몰리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커진 일교차로 겨울철 간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판매 시기 조정과 취급 품목 다양화로 본격 겨울철에 앞서 수요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