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의 일본 여성 누적 가입자가 1년9개월 새 4배 이상 증가하며 5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현지인과의 교류·연애 수요로 이어지면서 국내 데이팅 앱 업체들은 ‘한일 커플’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27일 정오의데이트 운영사 모젯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일본 여성 누적 가입자는 4만7800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12월 1만300명에서 약 4.6배로 늘었다.
지난해 3월 1만3900명이던 일본 여성 가입자는 같은 해 6월 2만1500명, 12월 3만2100명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3월 3만4900명에서 6월 4만100명으로 뛰었고, 이후 3개월 동안 7700명이 더 가입했다.
양국 이용자 간 매칭도 이어지고 있다. 데이트앱 내부 분석 결과 올해 1∼9월 한국·일본 이용자 간 매칭은 월평균 약 3200건에 달했다. 특히 8월에는 425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이 매칭된 것이다.
◆ 실시간 번역에 ‘여행지 친구 만나기’까지
정오의데이트는 2014년 일본에서 ‘OhiruDate(おひるデート)’를 출시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2020년에는 국내 남성 이용자가 일본 여성과 만날 수 있는 기능을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업체들이 한일 만남에 주목하는 것은 일본 이용자들 사이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드라마·음악을 즐기거나 한국을 여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인과 직접 친분을 쌓으려는 수요를 서비스로 잇겠다는 전략이다. 소개팅뿐 아니라 ‘친구 만들기’와 ‘언어 교환’으로 관계의 범위도 넓히고 있다.
정오의데이트 관계자는 “일본 서비스를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한국과 일본 이용자 간 만남의 기회를 꾸준히 넓혀 왔다”고 말했다.
위피를 운영하는 엔라이즈도 한일 이용자를 잇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위피는 지난해 10월 일본 시장 진출 1주년을 맞아 ‘한일 매칭’ 기능을 정식 출시했다.
친구·연인 찾기와 함께 언어 교환·문화 교류를 지원하고, 채팅방과 프로필에 한국어·일본어 자동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당시 한국과 일본을 합친 사전 신청자는 1주 만에 2만명을 넘어섰다.
◆ 만나고 싶지만 걱정은 ‘말’
일본 이용자의 인식에서도 한일 교류 수요가 드러난다. 엔라이즈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위피 일본 남녀 회원 454명 조사에서 가고 싶은 해외 여행지로 한국을 고른 응답은 무려 91%에 달했다.
한국 방문 때 현지 한국인과 직접 교류하고 싶다는 응답도 93%였다. 교류하고 싶은 이유로는 ‘한국어로 직접 대화하거나 연습해 보고 싶어서’(43%)가 가장 많았다.
원하는 관계로는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51.7%)가 가장 많았다. 이어 ‘연애로 발전할 수 있는 상대’(43.2%), ‘여행 이후에도 계속 연락할 수 있는 사람’(26.2%) 순이었다.
여행 중 함께 시간을 보낼 사람을 원한다는 응답은 18.3%였다. 여행지에서의 일회성 만남보다 지속적인 관계를 기대하는 이용자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관건은 언어·문화 차이를 좁히는 일이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인과 교류할 때 걱정되는 점으로 66.7%가 ‘언어 소통의 어려움’을 꼽았다. ‘문화·예절 차이’(36.2%), ‘처음 만나는 사람에 대한 안전 문제’(26.6%)가 뒤를 이었다.
데이팅 앱 업체들이 번역·교류 기능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 K팝·드라마로 시작해 결혼까지
한편 결혼 통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조사를 보면 한국인 남편과 일본인 아내의 혼인은 지난해 1483건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종전 최다였던 2014년 1345건을 11년 만에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2022년 599건까지 줄었던 이 숫자는 2023년 840건, 2024년 1176건으로 늘었고 지난해 다시 26.1% 증가했다. 3년 만에 2.5배가 됐다. 반면 일본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의 혼인은 지난해 190건에 그쳤다.
지난달 28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쿄에서 한국 남성과의 맞선을 전문으로 하는 결혼상담소 ‘모아러브’는 올해 여성 회원이 지난해의 두 배로 늘었다.
상담소 측은 대부분의 가입 계기가 K팝과 한국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한국 거주를 원하는 경우도 많아 남성이 한국에 살고 있으면 여성 대부분이 결혼 뒤 한국으로 이주한다고 했다.
한·일 결혼상담소에서 만난 한국 남성과 결혼을 고려한다는 일본 여성 A씨(38)는 “한국인 남성과 한 번 사귀면 일본인은 솔직히 부족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