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치의학연구원 입지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평가지표의 공정성에서 연구용역의 계약·수행 과정으로 번졌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연구비 절반 이상을 서울대 자문형 용역에 사용한 것을 두고 국회에서 적정성 문제가 제기된 것.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연구 수행기관 선정과 예산 집행 과정을 지적하며 자체 감사와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약 1억9000만원 규모의 연구용역을 맡긴 데 이어, 평가지표 개발 관련 연구를 건강증진개발원과 4000만원에 수의계약했다. 김 의원은 개발원이 최근 10년간 수행한 연구 97건 가운데 치의학이나 입지평가 관련 연구가 없었다며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수행기관 선정 당시 견적서 확보 절차와 심사 서류의 날짜, 평가점수 합산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개발원이 연구 도중 서울대와 체결한 2200만원 규모의 계약이다. 김 의원은 9개월짜리 연구가 약 6개월 진행된 시점에 예산을 변경해 ‘기타’ 항목으로 2200만원을 편성하고, 서울대에 약 두 달간 용역을 맡겼다며 사실상 과업을 재위탁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치의학 연구 기반보다 교통 접근성과 지역 성장 가능성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도록 평가지표가 마련된 경위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개발원은 김 의원에게 전달한 설명자료에서 하도급이 아닌 자문형 용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개발원이 연구를 주도하고 서울대는 전문적인 검토의견을 제시했으며, 최종 평가지표안도 전문가 자문단의 논의를 거쳐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지적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적된 사안의 사실관계를 정밀하게 확인한 뒤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입지를 둘러싼 갈등은 이번 국감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충남 천안은 대통령 공약 이행을 요구해 왔으며, 부산·대구·광주도 유치 경쟁에 나섰다. 대구 의료계 등은 교통 접근성과 정주 여건에 치우친 평가지표라며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