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을 기다리지 않고 집에서 10분 만에 치킨을 즐기는 소비자를 잡기 위해 식품업계가 경쟁하고 있다. 냉동 치킨 특유의 눅눅한 식감을 줄이고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동원F&B가 새롭게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연간 1200만봉 판매를 돌파했고, 하림과 사조대림도 치킨 전문점에서 볼 수 있는 메뉴를 냉동 간편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가격과 조리 편의성뿐 아니라 바삭한 식감과 양념의 완성도가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냉동 치킨 브랜드 '케바삭'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8월 선보인 제품으로,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봉을 돌파했다.
케바삭은 케이준 양념으로 매콤하고 짭짤한 맛을 낸 '후라이드 치킨'과 알싸한 고추마요 소스를 더한 '고추마요 치킨' 등 2종으로 구성됐다.
제품의 핵심은 튀김옷이다. 동원F&B는 튀김 반죽에 미세한 공기 방울을 형성하는 '공기바삭공법'을 적용했다. 튀김옷이 쉽게 눅눅해지는 문제를 줄이고 바삭한 식감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이다.
닭다리살을 저온과 고온에서 각각 한 번씩 튀기는 '더블프라잉공정'도 적용했다. 닭다리살만 사용해 속은 촉촉하게 유지하면서 겉은 바삭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에어프라이어로 약 10분이면 조리할 수 있다.
생산은 충북 진천 제2사업장에서 맡는다. 튀김유의 산패 상태를 확인하는 관리 시스템과 자동화된 유탕 설비를 갖췄다. 두 차례 튀긴 치킨을 약 40분간 급속 동결해 품질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냉동 치킨 시장에서 판매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는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치킨 제품 판매량은 1200만 봉을 넘어섰다. 약 3초마다 한 봉씩 팔린 셈으로, 연간 판매량과 매출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표 제품은 '고메 소바바치킨'이다. 2023년 출시된 이 제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2000만 봉을 돌파했다.
인기 비결로 내세운 것은 소스코팅 기술이다. 두 번 튀긴 닭고기에 특제 소스를 얇고 고르게 입혀 양념치킨도 바삭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제품 종류도 늘리고 있다. 기존 소이허니와 양념에 이어 마늘 풍미를 더한 '마쏘킥 순살'을 선보였으며, 올해는 '레드핫 순살'을 추가했다.
이 밖에도 'CJ 사천Style 마라치킨', 'CJ 닭강정', 'CJ 크리스피 치킨텐더' 등을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판매 채널도 확대했다. 냉동 제품으로 판매하던 소바바치킨 양념 순살과 마쏘킥 순살은 GS25의 즉석조리 치킨 메뉴로도 선보였다. 가정용 냉동식품을 넘어 편의점 치킨 수요까지 겨냥한 것이다.
하림도 배달 치킨 수요를 겨냥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하림치킨 시리즈'는 후라이드 조각치킨과 후라이드 순살치킨, 소이갈릭 순살치킨, 달콤양념 순살치킨, 크림버터 순살치킨, 소이갈릭 치킨봉 등 6종으로 구성됐다.
국내산 냉장육을 사용하고 기름에 튀기는 '딥 프라잉' 방식으로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소이갈릭과 달콤양념, 크림버터 등 치킨 전문점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양념을 적용했다. 소비자가 별도의 소스를 준비하지 않고도 집에서 여러 종류의 치킨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냉동 치킨을 어린이 간식이나 밥반찬에 한정하지 않고 한 끼 식사나 야식으로 선택하도록 제품 구성을 넓혔다.
사조대림은 냉동 간편식 브랜드 '프라이데이'를 통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프라이데이 치퀸' 시리즈는 100% 국내산 닭가슴살을 사용한 순살치킨 제품이다.
'프라이데이 눈꽃치퀸'은 스노윙치즈맛과 허니버터맛으로 구성됐다. '프라이데이 양념치퀸'은 간장맛과 양념맛 등 2종이다.
튀김옷에는 바삭함을 오래 유지하도록 설계한 '크러스트 레시피'를 적용했다.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편의성도 높였다.
사조대림은 앞서 '옛날통닭'과 '오븐구이치킨봉'을 선보인 데 이어 순살치킨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후라이드부터 치즈·허니버터·간장 양념까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메뉴를 다양화하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냉동 치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집에서도 비교적 간편하게 치킨 전문점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과거 냉동 치킨이 너겟이나 간식용 제품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양념 순살치킨부터 조각치킨, 닭봉까지 판매 종류가 늘고 있다.
특히 업체별로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동원F&B는 튀김 반죽에 미세한 공기층을 형성하고 두 번 튀기는 공정을 적용했다. CJ제일제당은 얇은 소스코팅 기술을, 사조대림은 튀김옷의 바삭함을 살리는 별도 레시피를 앞세웠다.
배달 치킨과 냉동 치킨의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제품마다 중량과 닭고기 부위가 다르고, 냉동 치킨은 가정에서 별도로 조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먹고 싶은 양만 조리할 수 있고 배달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은 냉동 치킨의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판매 실적도 제품 경쟁력을 보여준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치킨 제품을 1200만 봉 이상 판매했고, 동원F&B의 케바삭은 출시 한 달 만에 30만 봉을 넘어섰다. 다만 두 수치는 집계 기간과 제품 범위가 달라 직접적인 시장점유율 비교에는 사용할 수 없다.
식품업계의 경쟁은 당분간 맛과 조리 편의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냉동 치킨을 단순한 간식이 아닌 배달 치킨과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식사 메뉴로 받아들일지가 시장 확대의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