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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IPO 신고서 25%에 ‘AI 위험성’ 경고

美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

“오용 땐 인류에 재앙적 위험 초래”
투자 유치용 서류에 명시 이례적
11월 상장 추진… 몸값 2조弗 기대
1000억弗 조달로 최고 기록 전망

인공지능(AI) 클로드를 통해 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앤트로픽이 26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이나 메타, 스페이스X 등 주력사업이 별도로 존재하는 빅테크가 아닌 순수 AI 기업의 첫 IPO 도전인 데다, 신고서에 AI의 위험성과 자사가 처한 부정적 여건까지 상세하게 기술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앤트로픽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앤트로픽 증권신고서에 기술된 AI 위험은 전체 약 400쪽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94쪽에 달한다. 단순한 기술적 위험이 아닌 고도로 발달한 AI가 인류에 재앙적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신고서는 “오용되거나 복제되거나 무기화하거나 높은 수준의 자율성으로 운영될 경우 인류에게 재앙적이거나 존재에 위협이 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모델이 추구하는 목표나 행동이 인간의 의도, 가치관, 안전 기준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정렬 실패’와 AI가 시험 환경에서 셧다운을 회피하거나 정보 은폐·조작·기만·협박 등으로 자신의 지속적 작동을 추구하는 등 자율성 위험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AI 자체뿐 아니라 악의를 가진 인간 행위자가 첨단 AI 모델을 악용해 화학·생물학·방사능·핵(CBRN) 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프라 및 공급망 측면의 현실적 한계도 짚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에 집중돼 있고 AI 가속기 제조는 대만 TSMC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첨단 칩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가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잡을 만큼 빠르게 충분한 공급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독점 공급 계약이 체결되면 공급 부족 위험이 커진다고 부연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 내 화면에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 내 화면에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투자 유치를 위한 공시 서류에 자사 제품의 부정적인 영향 가능성을 상세히 기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미 현지 언론은 평했다. 다만, 앤트로픽은 위험을 인지하고 인간이 적절하게 통제만 한다면 AI가 과학적 진보를 촉진하고, 지식 노동자의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려 인류에게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앤트로픽은 이르면 다음 달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신고서에 공모 주식 수와 희망 공모가 범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앤트로픽이 이번 IPO를 통해 기업 가치를 최대 2조달러(약 2700조원)로 평가받아 1000억달러(약 133조원)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세운 상장 기업 가치 1조7700억달러와 자금 조달액 750억달러를 웃도는 역대 최고 기록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앤트로픽의 IPO는 AI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