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7일 국무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법질서의 평등”이라며 국민들의 높은 ‘사법 불신’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권한을 가진 관계기관을 향해 이 같은 불신 해소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국무회의 배석 논란을 빚은 중대범죄수사청장을 비롯해 국무위원을 제외한 처·청 관계자들에게는 회의 참석에 자율성을 부여했다. 다만 중수청장에게는 “한 달에 한 번쯤은 오라”고 주문했다.
◆李, 중수청장 배석에 “비정상의 정상화”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법 앞의 평등이라는 건 모든 국가 행정에서 중요하지만, 그중 특히 중요한 것이 사법권한 행사 앞의 평등”이라고 말했다.
‘유전무죄(有錢無罪)’, ‘유권무죄(有權無罪)’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돈이 많아 비싼 변호사를 선임하면 남의 재산을 강탈해 큰 부자가 돼도 처벌을 안 받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믿어지고 있다”며 “힘 있으면 죄 지어도 다 봐주더라, 권력 있으면 웬만한 건 다 넘어가더라는 불신들이 국민들 속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권무죄, 무권유죄 이런 불신을 철저하게 해소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부 독립성을 예로 들며 사법질서의 평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법원은 아예 한 부로 독립시켜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해 주고 있다”며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 아니고, 다른 기관과 권력으로부터 영향받지 않고 오직 국민과 정의를 위해 공정하게 사법 권력을 행사하라는 취지”라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법원 쪽 얘기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라”며 “사법 행정 영역에 있는 사법적 업무를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무회의 배석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김지용 중수청장에게는 “꼭 필요하지 않으면 (국무회의에) 안 와도 된다”며 “한 달에 한 번쯤은 오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은 의결을 위해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지만 위원회, 처·청쪽은 바쁘면 안 오셔도 된다”며 “자율적으로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수사기관 독립성 보장과는 무관하다고 재차 반박했다. 야당은 지난 정부들에서 관례상 검찰총장이 국무회의에 배석하지 않은 점을 들어 김 청장의 배석이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고 문제 삼고 있다. 김 청장은 지난 20일에 이어 이날도 2주 연속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공개회의에 참석하냐 안 하냐가 정치적 중립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이런 자리에서 국무위원들이 사정기관장들에 사적인 부탁이나 부정한 지시를 하겠느냐. 오히려 법에 어긋난 행위를 할 가능성이 낮다”고 맞받았다. 이어 “공개회의에서 (지시사항을) 공유하는 게 낫지, 따로 하는 게 더 이상하다”며 수사·기소기관의 국무회의 참석이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덧붙였다.
수사경찰 수장인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도 이날 정례간담회에서 배석 논란에 대해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것보다는 국정상황을 공유하는 장점이 있다”며 “국무회의 참석으로 관계부처와 경찰의 애로사항을 얘기하고 어느 정도 지원을 받을지, 범죄 예방 등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홍 본부장은 “대통령의 구체적 (수사)지휘가 없다는 전제하에 말한 것”이라고 했다.
◆지방세 체납관리 인력 대폭 확대 주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공공일자리 발굴’이 여러 차례 강조됐다. 이 대통령은 지방세입 체납관리, 여름철 농촌 계절노동,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 제거, 범죄수익 환수 등의 분야를 직접 지목하며 관련 인력의 대폭 확대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지시했다.
특히 지방세 체납관리 인력은 최소 1만명 이상 늘릴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각 지방정부 당 체납 관리 정규직 티오(TO)를 290명까지 늘렸다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보고에 “290명이 와봐야 지방정부에 한 명 남짓인데 그 사람이 뭘 할 수 있겠느냐”며 “지방정부에 최소한 1만명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세 정의와 질서 유지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대폭 늘리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 내 체납 과태료 추적 인력도 과감하게 늘리라고 주문하며 “생산적 공공 일자리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행정이 투명하게 가는 길이기도 하고, 사회 질서 유지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며 “각 부처에서 그런 요소가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농촌 계절노동자 지원금 검토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어제 농민분들하고 대화하다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며 “여름철에 계절 노동자로 우리 국민이 일을 하면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만들어 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존 인건비에 국가 지원금을 더해 “한 달에 500만원씩 하면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검토를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