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는 2016년 10월 서른한 살에 세상을 떠났다. 독주와 협연뿐 아니라 동료들과 호흡을 나누는 실내악에도 열정을 쏟았던 연주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클래식 음악계에 큰 슬픔이 됐다. 그가 중심이 돼 2012년 결성한 ‘칼라치 콰르텟’은 남은 동료들과 새 멤버가 함께하며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칼라치 콰르텟이 내년 1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신년무대를 연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박규민과 비올리스트 이한나·첼리스트 심준호가 슈베르트와 에르빈 슐호프·브리튼의 현악사중주 작품을 들려준다.
‘칼라치’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그리스어 ‘칼론’과 끈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라치’를 합쳐진 이름이다. 권혁주를 잃은 뒤 2023년 박규민이 정식 멤버로 합류하면서 지금의 네 연주자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들이 쌓아온 연주 이력에는 긴 호흡을 요구하는 전곡 탐구가 자리한다. 2015년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에 도전했고 2017∼2018년에는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10번’과 슐호프 ‘현악사중주를 위한 5개의 소품’에 이어 브리튼 ‘현악사중주 2번’을 연주한다. 특히 슐호프 작품은 빈 왈츠와 세레나데·체코 춤·탱고·타란텔라를 차례로 펼쳐 보인다. 같은 네 대의 현악기가 서로 다른 춤의 리듬과 성격을 어떻게 살려내는지 귀 기울일 만하다. 시대와 어법이 다른 세 작곡가를 오가며 네 연주자가 만들어낼 음색과 호흡도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