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피해자 지원은 ‘원스톱’을 내걸었지만 범죄 유형과 소관 부처별로 예산이 쪼개진 탓에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전히 원스톱 지원이 가로막혀 있다.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이 확보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범죄피해자 지원사업은 범죄피해자보호기금과 양성평등기금, 지방자치단체 예산 등으로 분산돼 있다. 지원 대상과 지급 요건도 제각각이다. 피해자가 여러 폭력을 함께 겪어도 기관별 요건에 맞춰 따로 지원받아야 한다.
연구를 수행한 장다혜 선임연구위원은 “가정폭력과 스토킹 피해는 중첩되는 경우가 많은데, 스토킹 피해자로 지원받던 사람이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른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하려면 별도로 법률 지원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각 제도별로 법률이 나뉘어 있고 그에 따라 예산이 따로 편성되기 때문이다.
범죄피해자 원스톱 솔루션 센터에 14개 기관이 한자리에 모여있지만 지원 예산과 결정 권한은 각 기관에 따로 남아 있다. 서울시와 법무부는 이들의 일상 회복을 돕겠다며 2024년 서울 동작구에 공동으로 범죄피해자 원스톱 솔루션 센터를 열었다. 이곳에 경찰과 검찰,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14개 기관이 참여했다.
정작 피해자는 센터에서 상담을 받고도 지원을 신청하기 위해 다른 기관을 다시 찾아가야 했다.
스토킹과 폭행·업무방해 등을 겪은 김모(41)씨도 이 센터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 김씨는 “센터에 가서 모든 창구를 돌아봤지만 결국 관할 기관으로 가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어느 기관에서 무엇을 신청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안내 센터”라고 했다.
원스톱 솔루션 센터를 이용한 이모(32)씨도 “원스톱서비스는 취업박람회 부스나 다산콜센터와 다를 게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원스톱센터에서 지원을 신청해도 실제 지원 여부는 권한을 가진 다른 기관에서 결정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가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지 않으려면 단순히 기관을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지원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연구위원은 지원기관을 한곳에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장 연구위원은 “원스톱으로 지원기관을 한자리에 모아둔다고 해도 각자 담당하는 법률이 다르니 예산 기준도 다르고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그냥 한집에 모아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을 통합하고, 장기적으로는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가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