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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中 겨냥한 EU 관세장벽… 한국 車 업계 비용 부담 키운다

현대차 체코법인, EU에 반대 의견

EU,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관세 강화
中서 생산 한국·금호·넥센 직격탄
완성차 업체에도 원가 부담 압박

현대차 상계관세에도 우려 표명
임시 스페어타이어 관세 제외 요구
친환경차 수입쿼터 등 겹쳐 이중고

중국을 겨냥한 유럽연합(EU)의 관세 장벽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지난 7월 확정된 EU의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 관세 부과 과정에서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무역규제 강화가 한국 자동차업계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공급망 재편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28일 EU 집행위가 공개한 지난 7월 관세 확정 규정에 따르면 현대차 체코 생산법인은 EU의 반덤핑 조사에 참여한 업체 중 유일하게 서면 의견을 제출했다.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에서 직원이 생산라인에 늘어선 차량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에서 직원이 생산라인에 늘어선 차량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EU는 중국산 타이어가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수출돼 역내 산업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지난 7월 중국산에 4.3∼45.3%의 반덤핑 관세를 확정했다. 또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중국산 타이어의 가격 경쟁력을 부당하게 높였다고 보고 추가 상계관세 부과도 추진하고 있다. 최종 상계관세율은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12월 확정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금호·넥센타이어 등 한국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관세는 기업의 국적이 아닌 제품의 원산지를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유럽 현지에서 수급 여건 등에 따라 중국산 타이어를 조달하는 완성차업체도 타이어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원가 부담 압박이 커지게 됐다.

현대차 체코 법인은 EU 집행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일반 타이어와 제작 방식이 다른 일부 임시용 스페어타이어를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제품은 타이어에 펑크가 발생했을 때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비상용 타이어다. 일반 승용차 타이어와 구조·용도가 다르고 EU 역내에서 해당 제품이 생산되지 않는 만큼 관세를 부과해도 유럽 타이어산업을 보호하는 효과가 없을뿐더러 자동차 제조업체와 소비자의 부담만 커진다는 게 현대차 측 입장이다.

현대차는 EU가 추가 부과를 예고한 상계관세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상계관세까지 추가로 부과되면 관세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시장 규모가 작은 특수 타이어라고 하더라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EPA연합뉴스
사진=EPA연합뉴스

그러나 EU 집행위는 역내에서도 제한적이나마 임시용 스페어타이어가 생산되고 있고, 관세 부과에 따른 공급 부족이나 완성차업체에 과도하게 비용 부담이 전가된다는 우려에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며 현대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완성차업체의 높은 가격 협상력을 고려하면 관세 부담이 타이어 납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EU는 타이어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유럽 타이어업계의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소비자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기적인 가격 상승과 소비자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역내 산업 보호에 무게를 두겠다는 EU의 정책 기조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업계에선 EU가 최근 공개한 상계관세 판정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국내 타이어 3사의 연간 관세 부담이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이전에는 발생하지 않았던 비용으로, 지난 7월 반덤핑 관세 도입으로 약 1500억원의 부담이 생긴 데 이어 상계관세까지 추가되면 약 1500억원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부담이 타이어 납품가격에 반영될 경우 유럽 현지에서 중국산 타이어를 조달하는 완성차업체도 생산원가 상승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U는 이 밖에도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을 연간 35만대로 제한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교역국에도 수입 쿼터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대차·기아의 유럽 하이브리드차 시장 공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