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을 놓고 한·미 간 이견이 불거진 가운데 집권여당의 외교안보 자문기구 수장이 한·미동맹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28일 “한·미동맹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쒀도 일단 믿는 80년 고정관념에도 물음표를 찍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미군에 대한 신뢰를 문제 삼은 강신철 국방부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출범식에서 “한반도는 대화가 끊기고 언제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제 외교·안보, 한반도 문제를 빼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관대한 대북 정책을 종북으로 모는 잘못된 이데올로기와도 싸우겠다”며 “때로는 과감하게 ‘노(no)’라고 직언할 수 있는 자문회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외교정책 변화와 북·미 대화 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될 가능성, 전작권 전환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최근 한·미 간에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기준을 놓고 이견이 표출됐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변화한 안보 환경에 따른 새로운 기준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국방부는 기준이 계속 바뀌면 전환이 어려워진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외교·안보 기반을 튼튼히 하고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 국가와 협력의 폭을 넓히는 것이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면서도 한국의 위상에 맞는 자주적 외교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강 장관의 미군 신뢰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았다. 강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작권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미국·이란 전쟁 상황을 거론하며 “북한과 전쟁이 일어났을 때 그런 미군은 믿을 수 있나”고 반문했다. 국방부는 한·미동맹의 신뢰를 강조한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국방장관의 입이 73년 혈맹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강 장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