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공공산후조리원 이용 기준과 관련해 ‘다문화가족 우대 제도 폐지’까지 포함한 법령 개정을 공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핵심 권력기관인 청와대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기존 복지 우대 혜택을 직접 재검토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청와대는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제기한 지방자치단체 산후조리원 운영 제도 논란에 대해 “산후 조리원 우선 이용 제도의 혜택이 더욱 절실한 산모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자보건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임호근 청와대 인구정책비서관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이 대통령의 SNS 글은 산후조리원 이용의 우선 순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여 모든 출산 가정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 체계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 “우대까지 필요성 크냐”…대통령 발언 하루 만에 靑 입장문 발표
이번 사안의 핵심은 대통령의 문제 제기 직후 청와대가 즉각 제도를 뜯어고치겠다고 나섰다는 점이다. 대다수 일반 국민에게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와대가 직접 인터넷 여론을 수용해 정책 전환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 올라온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예약 순위’ 게시물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했다. 해당 글은 다문화가족 산모가 국가유공자 산모와 똑같이 ‘2순위’로 묶여 있는 예약 기준의 형평성을 지적한 내용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를 공유하며 “다문화 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넘어 우대까지 할 필요성이 큰지, 우대제도 폐지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지방정부와 협의는 물론 시행령 개정까지 포함해 깊이 검토해 보겠다”고 적었다.
◆ 靑 “10년 전 기준 재검토”…‘다문화 일괄 배정’ 손질 본격화
청와대가 이처럼 전격적인 입장을 밝힌 배경에는 10년째 제자리걸음인 제도가 자리 잡고 있다. 현행 모자보건법 시행령상 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기준은 지난 2015년 안팎에 제정됐다.
임 비서관은 “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지원계층을 규정하고 있는 시행령의 기준은 10년 전에 마련된 것”이라며 “과거보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확충된 현시점에서 기존 규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 제도 개편을 예고한 만큼, 향후 공공산후조리원 입소 기준은 큰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단순히 특정 신분이나 가족 형태라는 이유로 주어지던 우선권은 축소되고, 가구 소득 수준이나 고위험 산모 등 실질적인 돌봄 취약성을 중심으로 배정 룰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청와대는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하면서도 다문화가족 내 실제 취약계층이 겪을 사각지대 역시 면밀히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