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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든 옷 사진만 올리면 끝…무신사·네이버·오늘의집 'AI 검색' 경쟁

길거리에서 본 재킷이 마음에 들었지만 브랜드를 몰라 찾지 못한 경험이 있다면 이제 사진 한 장으로 비슷한 제품을 검색할 수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발견한 운동화나 카페에서 눈여겨본 의자도 마찬가지다. 상품명이나 브랜드를 몰라도 사진을 올리면 인공지능(AI)이 형태와 색상, 디자인을 분석해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준다.

 

무신사 제공
무신사 제공    

온라인 쇼핑의 검색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네이버와 오늘의집에 이어 무신사도 AI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내놓았다. 해외에서는 구글과 아마존이 관련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글로 설명하는 대신 사진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경쟁 영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AI 기반 이미지 검색 서비스 '무신사 렌즈'를 출시했다. 검색창에 있는 렌즈 아이콘을 누르고 사진을 올리면 AI가 사진 속 상품을 인식해 무신사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동일 상품이나 유사 상품을 보여준다.

 

가령 SNS에서 발견한 코디 사진을 올리면 사진 속 아우터와 신발 등을 구분해 검색할 수 있다. 한 장의 사진에서 최대 8개 상품을 각각 인식하는 기능이 특징이다. 아우터와 신발 등 주요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지원하며 무신사 앱에 로그인한 회원이 이용할 수 있다.

 

무신사 테크 조직이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적용했다. 사진에서 개별 상품을 찾아내는 '상품 검출 모델'과 상품 간 시각적 유사도를 판단하는 모델을 직접 학습시켰다. 상품명 대신 옷의 형태와 색감 등 눈에 보이는 특징을 바탕으로 검색 결과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검색 결과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다. 원본 사진과 검색 상품을 링크 하나로 전달하면 상대방도 같은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무신사는 올해 4분기 중 검색 결과에 필터와 정렬 기능을 추가하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에도 이미지 검색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6월 선보인 'AI 트렌드 큐레이션'에 이어 이용자가 직접 원하는 상품을 찾는 기능까지 강화한 셈이다.

 

이미지 검색의 성장 가능성은 오늘의집에서 먼저 확인됐다.

 

오늘의집은 지난해 10월 도입한 이미지 검색 서비스 이용자가 올해 2월 발표 당시 도입 초기보다 약 430% 늘었다고 밝혔다. 업체가 공개한 이용자 증가율로, 실제 구매나 매출이 같은 비율로 증가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늘의집의 '오집렌즈'는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에 특화됐다. 앱에 올라온 집 꾸미기 사진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면 렌즈 아이콘을 눌러 해당 제품 정보와 비슷한 디자인의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SNS에서 저장한 사진이나 직접 촬영한 실내 사진을 올리는 방식도 지원한다.

 

단순히 비슷한 제품을 찾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상품이 실제 주거 공간에 놓였을 때 어떤 모습인지 다른 이용자들의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소비자가 색상이나 디자인뿐 아니라 배치된 공간까지 참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네이버도 사진 검색을 쇼핑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 '쇼핑렌즈' 기능을 도입했다. 길거리에서 발견한 의류나 가구, 가전제품 등을 촬영하면 해당 상품이나 비슷한 제품을 찾을 수 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기존 이미지 검색에 AI 기반 상품 추천과 쇼핑 가이드도 결합하고 있다. 네이버는 공식 서비스 안내에서도 쇼핑렌즈를 이미지 탐색 기능으로 소개하고 있다. 소비자가 사진으로 상품을 찾은 뒤 상품 정보와 구매 조건을 비교하도록 검색 기능을 넓히는 방향이다.

 

해외 기업들의 경쟁은 한발 더 나아갔다.

 

구글은 '구글 렌즈'를 통해 사진이나 스마트폰 화면에 보이는 물건을 검색하고 상품 가격과 판매처, 이용자 리뷰 등을 확인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이 2024년 10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구글 렌즈의 월간 이미지 검색량은 약 200억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20%가 쇼핑 관련 검색이었다. 전체 이미지 검색 가운데 쇼핑 상품을 찾으려는 수요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구글은 같은 달 AI와 상품 데이터베이스인 '쇼핑 그래프'를 결합해 사진 속 제품의 가격 비교와 판매처 확인 기능을 강화했다. 소비자가 상품명을 몰라도 사진을 찍거나 저장된 이미지를 올려 구매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아마존도 이미지 검색을 실제 구매로 연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 실시간 이미지 검색 서비스 '아마존 렌즈 라이브(Lens Live)'를 발표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상품을 비추면 화면에 유사한 제품이 나타나는 방식이다.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는 기존 이미지 검색에서 실시간 탐색으로 기능을 확장했다.

 

아마존은 사진에서 원하는 상품을 동그라미로 표시해 검색 범위를 좁히거나, 이미지 검색 결과에 추가로 브랜드·색상 등을 입력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아마존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미지 검색 서비스 '아마존 렌즈'의 사진 검색량은 2023년 이후 두 배 이상 늘었다. 렌즈 라이브 도입 이후에는 아마존 렌즈 이용자 참여도도 13% 높아졌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다만 검색량과 참여도 증가는 구매액 증가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미지 검색 경쟁이 확대되는 배경에는 기존 문자 검색의 한계가 있다.

 

상품명이나 브랜드가 명확한 제품은 검색창에 이름을 입력하면 된다. 하지만 SNS에서 발견한 옷이나 카페의 의자처럼 정확한 제품 정보를 알기 어려운 경우에는 검색어를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특히 패션과 인테리어 상품은 색상뿐 아니라 소재, 형태, 디자인의 작은 차이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의 특징을 문자로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을 보여주는 편이 간편할 수 있다.

 

유통 플랫폼 입장에서도 의미가 있다. 소비자가 상품 이름을 몰라 검색을 포기하는 상황을 줄이고, 이미지 검색 결과를 실제 판매 상품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색 편의성이 높아지면 상품 탐색과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다만 비슷하게 생긴 상품이 반드시 같은 제품은 아니라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사진에서 소재나 세부 디자인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고, 조명과 촬영 각도에 따라 색상이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

 

검색 결과가 해당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가 찾는 제품이 검색 결과에 나오지 않거나, 동일 상품이라도 다른 판매처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될 수 있다.

 

결국 경쟁의 핵심은 사진 속 상품을 얼마나 정확히 찾아내고 실제 구매까지 연결하느냐다. 무신사와 네이버, 오늘의집이 각자의 상품 데이터와 검색 기술을 앞세우는 가운데, 이미지 검색이 이용자 편의성을 넘어 실질적인 매출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