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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들고 살해 협박·폭행하던 아들 살해… 정당방위인가 과잉방위인가

‘아들 살해’ 의대 교수에 징역 4년 확정
"공포 속 과잉방위 아냐"… 상고 기각
우세한 위치서 공격해 방어성격 희석

자신을 흉기로 위협하며 폭행하던 30대 친아들을 몸싸움 끝에 살해한 의과대학 교수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원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의대 교수 김모(64)씨의 상고를 이달 8일 기각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23일 오전 0시5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자택에서 30대 친아들을 깨진 사기그릇 조각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뉴시스

부자는 같은 해 3월 김씨 아내가 난소암으로 사망한 이후 상속 문제와 원망 등으로 관계가 악화한 상태였다. 사건 전날 밤 아들은 카카오톡 메시지에 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씨 집을 찾아가 약 1시간 동안 주먹을 휘두르고 부엌에 있던 흉기로 살해 협박을 가했다. 이후 아들이 잠시 진정했다가 다시 폭행을 시도하자, 김씨는 아들을 넘어뜨리고 몸 위로 올라타 다리미로 머리를 때리는 등 거세게 반항했다. 이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져 있던 가로 약 19㎝ 길이의 깨진 사기그릇 조각으로 아들의 왼쪽 목을 찔러 숨지게 했다.

 

쟁점은 김씨 행위가 형법 21조 3항이 규정한 야간 등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나 당황 등으로 인해 방위행위가 정도를 초과한 경우 벌하지 않는 ‘불가벌적 과잉방위’에 해당하는지였다.

 

법원은 아들이 먼저 김씨를 때리고 협박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는 서로 공격하는 상태로 과잉방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가 깨진 그릇 조각으로 급소인 목 찌른 뒤 5~6㎝ 깊이로 눌러 넣은 점, 몸싸움 당시 대부분 김씨가 아들 위에 있었던 점 등을 들어 살인의 고의를 인정했다. 다만 피해자의 장기간 폭언과 당일의 흉기 위협으로 인한 순간적 공포심에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유족인 딸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 역시 김씨가 대체로 우세한 위치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을 가한 점을 지적하며,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띠므로 과잉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불가벌적 과잉방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