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플라스틱 밀폐용기가 제주 올레길의 벤치로 바뀌었다. 오래된 가구는 매장으로 돌아와 새 주인을 만나고, 수명이 다한 매트리스에서는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회수한다.
생활용품·가구·가전업계가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사용이 끝난 제품까지 책임지는 자원순환 사업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쓰레기 수거나 환경정화 활동을 넘어 회수한 자원을 실제 제품과 시설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락앤락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제주에서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지속가능 환경 캠페인 'Love for Jeju'를 진행했다. 이케아와 코웨이, 이니스프리 등도 중고 가구 재판매와 폐제품 회수, 화장품 공병 재활용을 통해 자원순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락앤락의 대표적인 자원순환 활동은 'Love for Planet'이다. 오래된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수거해 산업재와 공공시설물 등으로 재활용하는 캠페인이다.
제주올레길에 설치된 '모작벤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제주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 밀폐용기를 활용해 제작한 벤치로, 주민과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락앤락은 이 같은 자원순환 활동을 지역사회 나눔과도 연결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3박 4일간 진행한 'Love for Jeju' 캠페인에서는 제주 지역 취약계층을 위한 생활용품 기부와 해안가 환경정화 활동을 벌였다.
행사 첫날에는 기업사회공헌 전문 나눔스토어 기빙플러스와 함께 제주특별자치도청에서 '자상 한 상자' 기부 전달식을 열었다. 김상영 락앤락 대표와 최인석 CHRO 전무, 이창흠 제주특별자치도 기후경제부지사, 백준현 기빙플러스 실장 등이 참석했다.
임직원들은 제주올레길에 설치된 모작벤치를 방문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례를 살펴봤다. 제주올레 5코스에서는 자전거로 해안가를 이동하며 쓰레기를 수거했고, 화순 앞바다에서도 해양 정화 활동을 진행했다.
락앤락은 지난해부터 임직원이 참여하는 'Love for Jeju'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상·하반기 두 차례 활동을 진행하며 환경 보호와 지역사회 지원을 병행했다.
가구업계에서는 이미 사용한 제품을 다시 판매하는 방식으로 자원순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케아 코리아는 고객이 사용하던 이케아 가구를 매입하는 '바이백 서비스'를 운영한다.
고객이 제품 상태에 따른 예상 매입가격을 확인한 뒤 가구를 매장으로 가져오면 직원이 상태를 점검해 최종 매입가격을 결정한다. 보상은 이케아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환불카드로 지급한다.
회수한 가구 가운데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은 매장 내 '자원순환 허브'에서 할인 판매한다. 전시 상품이나 포장이 훼손된 제품도 판매 대상에 포함된다.
이케아는 나사와 경첩 등 일부 조립 부품을 무료로 제공해 고객이 가구를 수리하고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제품을 새로 생산하기보다 기존 가구의 사용 기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방식이다.
코웨이는 크기가 크고 폐기 과정이 복잡한 매트리스의 자원순환에 나서고 있다.
코웨이는 2024년 환경부가 주관한 '폐매트리스 회수·재활용 자발적 협약'에 참여했다.
사용이 끝난 매트리스를 회수한 뒤 스프링과 철, 합성수지 등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분리하는 방식이다.
매트리스는 금속과 섬유, 합성수지 등 여러 소재가 결합돼 있어 일반 생활용품보다 재활용 과정이 복잡하다. 회수 체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재활용 가능한 자원도 확보할 수 있다.
코웨이는 정수기 등 반환 제품에서도 자원을 회수하고 있다. 회수한 자원을 다시 생산에 활용하는 '클로즈드 루프' 체계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사용을 마친 용기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니스프리는 'BOTTLE RE:PLAY' 캠페인을 통해 화장품 공병을 수거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2003년부터 공병 수거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수거한 유리·플라스틱 용기 가운데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은 새 화장품 용기나 브랜드 기념품 등의 제작에 활용한다.
아모레퍼시픽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집계한 누적 공병 수거량은 약 1314톤이다. 2024~2025년 캠페인 기간에는 약 145만개의 공병을 수거했다.
회수한 용기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소재별 분리와 세척, 가공 과정이 필요하다. 수거량뿐 아니라 실제 재활용되는 물량이 자원순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이유다.
기업들이 선택한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있다. 제품을 판매한 뒤에도 회수와 재활용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자원순환 사업의 성과는 캠페인 참여 인원이나 수거량보다 회수한 자원을 얼마나 다시 활용했는지에 따라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