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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나의 제2의 조국이다”… 프랑스 참전용사, 부산서 전우들과 영면

96세 아르샹보, 생전 소망 따라 31일 유엔기념공원 안장
철원 티본 전투 참전…프랑스 참전용사 50명 전우 곁으로

“한국은 나의 제2의 조국이다.”

 

6·25전쟁에 참전한 프랑스 노병 세르주 가브리엘 아르샹보(사진)가 생전 소망에 따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전우들과 영면에 든다. 70여년 전 목숨을 걸고 함께 싸웠던 전우들 곁에 잠들고 싶다는 마지막 바람이 이뤄지게 됐다.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는 31일 오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전용사묘역에서 아르샹보 참전용사의 안장식을 거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안장식에는 미셸 미라이에 프랑스대사대리와 강윤진 국가보훈부 차관 등 7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1930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고인은 18세에 프랑스군에 입대해 인도차이나 전쟁에 참전한 뒤, 6·25전쟁 발발 소식을 듣고 다시 참전을 자원했다. 1951년 10월 유엔군사령부 산하 프랑스대대 소속으로 한국에 도착해 철의 삼각지대와 철원 서쪽 티본(T-Bone) 전투 등에서 복무했다.

 

특히 1952년 7월 티본 전투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당시 진지의 주인이 일곱 차례나 바뀔 정도로 격전이 벌어졌고, 전투가 끝난 뒤에는 전우들의 시신을 직접 수습해야 했다. 고인은 전우를 대신해 경계근무를 선 뒤 복귀하자 자신이 서 있던 자리에 포탄이 떨어져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용맹함을 인정받아 여단급 표창과 프랑스 정부의 해외작전 전쟁십자훈장 동성장을 받았다.

 

전쟁 후에도 전우들을 향한 기억은 이어졌다. 1980년대부터 프랑스 한국전 참전용사협회 활동에 참여해 추모행사에 참석했으며, 한국에서 전사한 전우들이 잠든 유엔기념공원에 자신도 묻히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가족들이 프랑스에 살고 있지만 한국을 특별한 ‘제2의 조국’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서정인 유엔기념공원관리처장은 “프랑스는 6·25전쟁을 함께 겪으며 끊을 수 없는 유대관계를 갖게 됐다”며 “국적을 초월해 서로를 존중하고 아꼈던 전우애가 양국 우정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기념공원에는 고인의 안장으로 14개국 유엔군 참전용사 2341명이 잠들게 된다. 이 중 프랑스 참전용사는 50명이다.